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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포매립지 다시 개발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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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포매립지 다시 개발논란

입력
2000.06.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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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발이냐 농경지 보전이냐.’김포매립지(옛 동아매립지) 활용방안이 또 다시 ‘뜨거운 감자’로 떠오르고 있다. 김포매립지(인천 서구)는 여의도 면적(90만평)의 5배 크기. 인천국제공항과 근접해 있고 주변에 각종 도로망이 뻗어 있는 등 입지여건이 뛰어나 개발될 경우 엄청난 지가상승이 예상되는 수도권의‘노른자위중 노른자위’.이 때문에 동아건설소유 당시부터 용도변경을 둘러싼 논란이 가열됐으나 특혜시비 등으로 개발이 무산됐었다. 그러나 농림부가 지난해 8월 당시 농어촌진흥공사(현 농업기반공사)를 통해 김포매립지를 동아건설로부터 매입한 이후 최근들어 인천시가 ‘개발의 당위성’을 소리 높이고 있다. 매립지의 특혜시비가 해소된 만큼 지역발전을 위해서도 개발이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 인천시의 논리. 반면 정부와 환경단체 등은 여전히 농지 사용이외 ‘개발 불가’입장을 굽히지 않아 개발 논란은 더욱 증폭되고 있다.

■인천시 관광타운 등 종합개발 요구

인천시는 내년 3월말 개항할 인천국제공항과 2004년까지 들어설 경인운하 등의 주변 여건을 고려, 매립지에 대한 효율적인 토지이용계획과 도시계획이 선행돼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인천시는 김포매립지와 인근 900만평에 관광단지와 물류단지 등을 조성하는 내용의 ‘서북부 종합개발안’까지 마련했다. 주요내용은 김포매립지 267만평에는 관광단지 북항 및 경인운하주변 179만평은 항만·물류시설단지 북측 인천국제공항도로변 123만평에는 농업타운 등을 조성하는 것이다.

인천시 관계자는 “농업용수 확보가 어려워 김포매립지를 농지로 활용하기는 현실적으로 힘들다”면서 “전면 개발이 어렵다면 민자 또는 외자유치 등을 통해 관광단지나 농업타운 등으로 부분 개발하는 것이 지역발전을 위해서도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인천시의회와 인천상공회의소 등 유관기관들도 김포매립지를 국제유통단지나 관광·레저단지 등으로 개발할 경우 연간 30만명의 고용창출 효과가 기대된다며 개발을 촉구하고 있다.

■정부는 여전히 회의적

정부는 김포매립지를 농경지로 활용한다는 기존 방침을 굽히지 않고 있다. 김포매립지 용도변경은 서산, 새만금 등 다른 간척지의 또 다른 개발 요구를 부추킬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정부가 최근 김포매립지 매입(6,300억원)에 따른 부채상환을 위해 일부농지를 용도변경, 매각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 농림부 관계자는 “지난해 구조조정과정에서 김포매립지를 어쩔수 없이 떠안았으나 부채가 많아 일부 농지의 매각을 추진중”이라면서 “그러나 대부분 농지로 보전한다는 원칙에는 변함이 없다”고 밝혔다.

■환경단체 등도 개발반대

인천환경운동연합 등 환경단체들은 생태계 파괴와 농지부족 등을 내세우며 개발에 강력 반대하고 있다. 이들 단체는 “김포매립지의 무분별한 개발은 서해안 생태계를 파괴할 뿐아니라 상업시설 등의 조성에 따른 인구집중으로 심각한 교통문제를 유발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포매립지 小史

490여만평의 김포매립지(옛 동아매립지)는 동아건설이 농경지로 개발한다는 조건으로 1981년 정부로부터 허가를 받아 10년간의 매립공사를 거쳐 91년1월 준공한 땅이다. 이중 120여만평은 국공유지로 지정됐으나 370여만평은 동아건설측이 소유, 지난해 정부에 매각되기까지 동아매립지로 불려왔다.

1994년 매립지에서 불과 5㎞정도 떨어진 영종도에 인천국제공항 건설이 발표되면서 동아매립지는 엄청난 개발이익이 기대되는 “미래의 땅’으로 떠올랐다. 매립지 바로 위에는 인천국제공항고속도로와 인천국제공항철도 등 수도권을 연결하는 기간 교통망이 들어서는 데다, 인근에는 경인운하까지 건설돼 당시 동아매립지의 개발심리를 부추겼다.

이때부터 동아측은 강한 개발의욕을 보이기 시작했다. 농업용수확보가 어려워 농경지 사용이 현실적으로 힘들다는 것이 그들이 내세운 개발논리였다. 동아측은 95년에는 동아매립지에 대형 관광위락단지와 첨단무역센터 등을 조성하는 ‘동아매립지 마스터플랜“을 마련, 건설교통부와 인천시 등에 용도변경을 요구하는 사업계획서를 제출했으나 특혜시비로 무산됐다.

동아측은 이후 4년여동안 7-8차례 용도변경안을 포함한 개발계획서를 건교부 등에 제출했으나 “서산 등 다른 간척지와의 형평성에 문제가 있고 개발이익이 2조원에 달해 특혜가 우려된다”는 이유로 모두 반려됐다.

지리한 싸움끝에 IMF사태는 동아매립지의 소유자를 바뀌게 했다. 정부가 99년 서울은행을 외국에 매각하기로 하고, 동아측에 대출금 6,000억원을 상환하라고 통보했기 때문이다. 결국 동아매립지는 같은해 8월 당시 농어촌진흥공사(농업기반공사)에 6,300억원에 매각됐다.

송원영기자

wys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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