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동용 비디오는 그 중요성에도 불구하고 본격적인 소개나 비평이 없는 사각 지대에 놓여있다.교육학이나 아동 심리학을 공부한 사람, 자녀의 영상 교육에 관심이 많은 학부모들이 직접 나서는 것이 가장 바람직할텐데, 꾸준히 모니터 하는 단체나 개인에 관한 소식을 듣지 못하고 있다.
국내 창작 극영화, 어학과 학습용 비디오와 더불어 어린이 비디오를 전문적으로 검증, 비평하는 일이 시급하다고 생각된다.
극영화가 우리나라 비디오 시장의 전부인 것 같지만 의외로 위의 세 시장 규모도 만만치 않다. 그러나 중소 제작사에서 이렇다할 홍보 없이 출시하고 있어서 일일이 챙겨 보기가 쉽지 않다.
최근에 만난 두 편의 아동용 애니메이션 비디오는 제작사의 성의가 돋보여 선물용으로 권하고 싶다.
‘우리가 다시 그려요!’(라바 필름)는 기독교 영상 문화 연구소 케네시스에서 초등학생에게 적합한 애니메이션 12편을 모으고 해설서까지 만들어 출시한 것이다.
세계적인 단편 에니메이션사인 캐나다의 NFBC사와 네덜란드의 RNTV사의 작품들로 지구 환경, 함께 나누며 더불어 살아가기, 문명 사회의 모순, 꿈의 세계, 참다운 삶이란 무엇인가, 죽음이 멀지 않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 등 다양한 문제 제기를 하고 있다.
아이들에게 너무 무겁고 딱딱한 주제가 아닌가 싶기도 하지만, 각 주제에 가장 잘 어울리는 아름답고 환상적인 애니메이션 기법을 택하고 있어 아이들에게는 쉬운 이해를, 어른들에게는 새로운 시각 체험 기회를 준다.
아이와 함께 본 후 해설서의 도움을 받아 토론하는 시간을 갖는다면 영상 교육 효과가 배가될 것이다.
‘가시덤불 울타리(Brambly Hedge)’(사진·홍당무)는 숲에 살고 있는 귀여운 생쥐들의 사계절을 묘사한 영국 BBC의 1996년 작이다.
종이와 헝겊으로 만들어진 귀여운 생쥐 인형은 입을 실룩거리고 눈물을 흘리는 등 감정 표현이 풍부하며, 햇볕에 반짝이는 바다와 강풍에 흔들리는 커튼 등 자연과 환경 묘사에 들인 정성이 섬세하고 앙증맞아 동화 세계에 흠뻑 빠질 수 있다.
마을을 위해 소금을 구하러 가는 바다 여행에 동행하기를 소망하는 소녀 쥐와 “그렇게 중요한 여행이라면 가야지”라며 선뜻 허락하는 부모 쥐. 성 역할에 관한 편견을 넘어선 점도 미덕으로 꼽을 만하다.
◆감상 포인트 /‘우리가 다시 그려요’는 초등학생에게, ‘가시덤불 울타리’는 유아에게 더 적합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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