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배달업체 국립의료원에 100개 선물전국 병·의원 휴·폐업으로 나흘째 비상근무를 하고 있는 서울 중구 을지로6가 국립의료원 의료진과 직원들이 23일 오후 꽃향기에 둘러싸여 오랜만에 함박웃음을 지었다. 꽃 배달업체 ‘예삐꽃방’사장 김진국(37)씨가 600만원 상당의 꽃바구니 100개를 이 병원에 기증한 것.
이 꽃바구니들은 ‘밤낮없이 밀려드는 환자들을 최선을 다해 진료해주시는 의사선생님과 병원관계자 여러분들께 충심으로 감사드립니다’라는 메모와 함께 국립의료원의 의사와 직원들에게 전달됐다.
김사장이 꽃바구니를 기증한 연유는 의료대란 와중에 난소에 물혹이 생긴 여직원을 국립의료원이 성심껏 돌봐주었기 때문. 의사들의 집단폐업이 시작된 지난 20일 김사장은 갑작스런 고통을 호소하는 여직원을 119구급차에 태우고 3∼4군데 병원을 돌아다니다 겨우 이 병원에 찾아왔다.
하지만 “환자들이 넘쳐 오늘은 CT촬영이 불가능하다”는 설명에 낙담해 돌아온 김사장에게 이튿날 국립의료원으로부터 전혀 기대않던 전화가 걸려왔다. “이제 진료가 가능하니까 환자를 데리고 오세요.”
김사장은 “그 난리 속에서도 환자 한사람 한사람을 진심으로 아끼는 국립의료원 의료진에 작으나마 마음의 표시라도 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뜻밖의 선물을 받은 국립의료원 관계자는 “병원으로서는 당연한 일인데…”라면서도 “그동안 잠도 못자고 식사도 제대로 못한 채 고생해온 의사, 간호사, 직원들이 정말 큰 힘을 얻게 됐다”며 기뻐했다.
김태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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