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립기구등 중재제안…강경반응에 발길돌려“의료마비 사태로 국민들이 큰 고통을 받고 있으니 이제 대화의 장으로 나와야 한다”“폐업에 들어가기 직전까지 계속 정부와 대화를 했는데, 아무것도 해준 게 없다. 더이상 정부를 믿을 수 없다”
의료대란 이틀째인 21일 국회 보건복지위 위원들은 의사협회와 서울대병원 등을 잇따라 방문, 대한의사협회 김재정(金在正)회장 등 의협 간부들을 만나 중재에 나섰다.
먼저 민주당 김태홍(金泰弘)의원이 “국민적 혼란을 막기 위해 이미 합의된 의약분업안을 우선 시행한 후 의사-약사-정부-시민단체들로 구성된 중립적 기구를 구성, 보완책을 마련하자”고 제안했다. 한나라당 이원형(李源炯)의원도 “의협에서 내놓은 10개 요구사항을 전부 수용하라고 하는 것은 무리”라며 “한발 양보해 협상과 대화의 장으로 나와야 한다”고 타일렀다.
하지만 김회장은 “약사의 진료권을 허용, 국민건강을 해칠 수 있는 졸속적인 의약분업안에 반대하는 의사들의 목소리를 정부가 일방적으로 ‘밥그릇싸움’과 집단이기주의로 매도하고 있다”면서 분통을 터뜨렸다.
이에 한나라당 김홍신(金洪信)의원과 민주당 김성순(金聖順)의원은 “의료계가 국민의 신뢰를 잃으면 더 큰 손실”“이 정도면 의사표시로선 충분했으니 이제는 결단을 내려야 할 시기”라며 거듭 폐업 중단을 촉구했다.
시간이 흐르자 의협 관계자들은 자신들의 불만을 잇따라 쏟아냈다. “돈만 주면 문제가 해결된다는 식으로 자존심을 짓밟았다” “정부를 더이상 믿을 수 없으니 정치적 수단을 강구해야 한다”
결국 1시간 넘게 이어진 정치권의 중재시도는 양측의 팽팽한 주장만 되풀이하는 것으로 끝났고 의원들은 ‘보건복지부 장관퇴진’을 요구하는 전공의들의 구호를 뒤로한 채 의협회관을 빠져나와야 했다.
이에 앞서 의원들은 서울대병원 등 진료차질을 빚고 있는 의료현장을 방문,
병원 운영상황을 체크하고 응급실과 외래진료실 등을 차례로 둘러보며 환자들을 위로했다.
박천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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