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역사상 최장의 경제성장을 이끌어온 앨런 그린스펀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이 20일 4번째 임기를 시작했다. 그린스펀(70) 의장은 이날 로저 퍼거슨 FRB 부의장 앞에서 취임선서를 했다.그는 오는 2004년 6월20일로 예정된 4번째 4년임기를 마치게 되면 지난 1970년까지 19년동안 FRB의장을 지낸 윌리엄 맥체스니 마틴에 이어 두번째 장수 의장이 된다. 그가 지난 1987년 폴 볼커 의장의 후임으로 취임한 이후 미국 경제는 90년에 8개월간 하강국면을 보였을 뿐 사상 유례없는 장기 호황을 지속하고 있다. 그러나 미국 경제는 현재 과열의 위험에 노출돼 있으며 FRB는 경기를 진정시키기위해 지난 5년간 금리를 인상해왔다.
그는 공화당의 추천으로 FRB의장에 취임했던 1987년 주가가 하루에만 22%나 폭락한 ‘블랙 먼데이’를 수습했다. 이후 1994년 과열조짐을 보이던 미 경제를 선제적인 통화정책으로 통제범위에 올려놓았고 1997년 아시아 금융위기, 이듬해 러시아의 모라토리엄 및 롱텀 캐피털의 파산 등 격랑을 성공적으로 헤쳐왔다. 그린스펀은 ‘노(No)’라고 말할 수 있는 인물로, 세계 경제의 심장 월가와 각국 중앙은행으로부터 사랑을 받고 있다. 그는 1990년대 중반 선거를 앞두고 돈을 풀어달라는 빌 클린턴의 요구를 거절하면서 오히려 경기과열을 막겠다는 명분으로 금리인상을 수차례나 단행하는 소신을 보여주었다. 또 각국 주요 증시가 그의 일거수 일투족에 촉각을 곤두세울 정도로 그는 세계경제의 조타수로 군림하고 있다.
1997년 NBC 기자 안드레이아 미첼(52)과 12년 열애 끝에 재혼,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워싱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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