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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에 웬 '노예경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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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에 웬 '노예경매'?

입력
2000.06.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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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 경매(?) 조심’인터넷 채팅 사이트에 ‘노예 경매’ 주의보가 내려졌다. 얼핏 노예 납치나 인신매매를 연상케 하는 단어지만 실은 채팅을 통해 만난 이들이 번개팅(채팅을 하다 즉석에서 나가는 미팅)에서 즐기는 신종 게임이다.

회사원 권기열(35)씨가 얼마전 겪은 이색 경험. 퇴근을 앞두고 채팅사이트에서 대화를 하다 번개팅 제의를 받고 신촌의 한 호프집으로 달려나갔다.

참석자 15명이 이런 저런 얘기를 주고 받던 중 갑자기 경매가 벌어졌다. 사회자가 “노예 경매를 시작한다”고 얘기하자 참석자중 한 여자가 사람들 앞에 선 것. 바로 이날의 경매 대상이다.

처음 5,000원부터 시작한 경매는 만원대를 돌파, 술기운에 취한 권씨가 3만원을 부르며 낙찰받았다. 이어 낙찰대금은 술값으로 지불되고 경매대에 올랐던 여자는 곧바로 노예신분(?)이 돼 버렸다.

낙찰된 이 여자의 역할은 ‘마치 노예처럼’ 자신을 찍은 파트너에게 최선을 다하는 것. 남자 파트너가 나이트클럽을 가자면 함께 가주고 노래를 부르라면 노래를 부르는 등 시키는 대로 해줘야 한다. 이는 사전에 합의한 약속으로 시한은 집에 가기 전까지다. 물론 성적인 요구는 금기사항.

“처음에는 어색하게 느꼈는데 주위를 둘러 보니 모두들 익숙한 듯 재미있어 하는 거에요.” 권씨는 “미흡한 감은 있지만 낙찰받은 노예로부터 가장 많은 돈을 지불한 만큼의 봉사는 받았다”며 흡족해 했다.

번개팅 때 이성파트너를 고르는데 활용되는 노예경매는 최근 채팅 사이트를 통해 인기가 치솟고 있는 신종 게임. 낙찰가는 천차만별로 “외모가 빼어나면 경합이 치열해 10만원을 넘기도 하는데 심한 경우 단돈 1,000원에 낙찰되는 경우도 있다”고 권씨는 귀띔했다.

박원식기자

park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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