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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안무자 창작공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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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안무자 창작공연

입력
2000.06.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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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교만으로도 돋보인 '남성의 힘'지난해 한 문화행사에서 당시의 문예진흥원장이 뼈아픈 지적을 했다. 지원을 해주지 않는다고 예술가들이 입버릇처럼 얘기하지만 과연 그 말에 책임을 질 수 있는가를 되물었다.

무용 쪽에서 그 질문에 자신있게 답할 수 있는 무대가 바로 한국무용협회에서 주최하는 ‘젊은 안무자 창작공연’일 것이다.

수년간 여기서 선보인 작품이 모두 탁월했다고 할 수는 없지만 투자에 대한 보답이 충분했다는 생각에서다. 이 공연의 특징은 경쟁이 치열하다는 데 있다.

35세 미만의 무용가 한 명을 뽑아 해외연수나 개인공연의 기회를 주는 외에도 본선 참가자 전원에게 수백만원의 제작비가 지원되는 조건 때문이다.

올해 ‘젊은 안무자 창작 공연’(6월 8일~15일 문예회관 소극장)에서 박재홍은 발레 전공자로는 처음 최우수상을 받았다. 남성 3인무로 구성된 ‘낙마’는 단조로움 속에서 기교와 선의 완벽함을 추구한 경우였다.

유니버설발레단의 주역무용수라는 장점을 최고로 발휘하며 원시적인 남성의 힘을 전달했다. 몸 전체에 분장을 한 세 남자, 혹은 세 마리의 말이 만들어내는 상황은 안무하기에 쉽지않은 과제였다.

안무자는 아름다운 치장 대신에 순수한 기교 만으로 자신의 모습을 당당히 드러냈다. 잔재미는 없지만 레퍼토리로 확보해야할 현대발레의 한 형태였다.

우수상을 받은 허경수의 ‘아줌마, 그 서글픈 자화상’은 아줌마의 왜곡된 이미지를 담아내는 희극으로 시작됐다. 뚱뚱한 몸매와 꼬불거리는 짧은 머리의 아줌마들은 드라마와 사우나를 즐겼다.

이 작품은 아줌마의 존재를 묘사하는데 머물렀지만 새로운 무용 주제로서의 가능성을 열어보였다.

‘젊은 안무자 창작공연’의 실험성을 지속하려면 순환과 변화를 선도하는 무용계 어른들의 역할도 매우 중요하다.

예선 심사는 즉흥무를 보고 채점하는 순간적인 결정이라 때로는 참가자의 이력을 중시할 수 있다. 그러나, 누구의 제자나 어느 콩쿠르 입상이라는 기준보다는 새로움에 도전하는 열정이 우선적으로 평가되어야 함은 물론이다.

문애령·무용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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