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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게시판/흐뭇한 소식 두 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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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게시판/흐뭇한 소식 두 가지

입력
2000.06.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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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에부부 결혼식에 음악회 '선물'■아마추어 합창단 '음악이 있는 마을'

음악 동네에서 흐뭇한 소식이 들린다. 아마추어 합창단 ‘음악이 있는 마을’은 가난한 장애인 부부를 위해 웨딩 콘서트를 준비하고 있다.

부모를 여의었거나 집안 형편으로 떨어져사는 소년들의 보금자리인 부산 소년의집 관현악단은 서울에서 자선콘서트를 연다.

‘음악이 있는 마을’은 한관수(27·중복장애 3급)-김지혜(24·뇌성마비 3급) 부부의 결혼식을 음악회로 꾸며주기로 했다.

결혼식은 7월 9일(일) 오후 4시 대한성공회 서울주교좌 성당에서 열린다. 작지만 결혼 예물로 신랑 신부에게 18K 반지와 옷을 한 벌씩 선물하고, 피로연 음식을 장만한다. 신혼부부가 첫날밤을 보낼 북한산 자락의 작은 호텔도 잡아놨다.

한관수·김지혜 부부는 의지할 데 없는 장애인과 부랑자 20여명이 모여사는‘더불어 사는 집’(서울 구로동) 식구다.

지난달 혼인신고를 마치고, 이 집의 귀염둥이 슬기(9)를 아들로 입양해 가족을 이뤘지만, 결혼식은 꿈도 못꾸던 상태였다.

웨딩 콘서트는 자원봉사자로 이곳과 인연을 맺은 ‘음악이 있는 마을’지휘자 홍준철씨의 제안으로 이뤄지게 됐다.

신부가 쌍둥이를 임신 중이어서, 배가 불러오기 전에 결혼식 날짜를 잡았다. 슬기는 다운증후군으로 몸이 불편한 상태이지만 그날 신랑 신부 앞에서 꽃을 뿌리기로 했다.

더불어 사는 집의 원장 이원기(61)씨는 “장애와 가난에도 불구하고 두 사람은 누구보다 열심히 밝게 살아가는 아름다운 젊은이들”이라고 전한다. 결혼식을 앞두고 한껏 부풀어있던 부부는 지금 병원에 있다.

신랑은 혈우병으로 입원했고 신부는 혈압으로 쓰러진 아버지의 병상을 지키고 있다. 더불어 사는 집은 비좁아서 이들의 신방이 따로 없다. 이 원장은 “신부 아버지를 모시고 병구완을 하려면 단칸방이라도 구해야 할 텐데….”라고 안타까워한다. 이 부부의 생계가 막연한 것도 걱정이다.

■부산 소년의집 관현악단

한관수-김지혜 부부의 결혼식날, 부산 소년의집 관현악단은 저녁 7시 30분 예술의전당에서 자선 콘서트를 한다.

부산 소년의 집은 마리아수녀회에서 운영하는 사회복지시설로, 이곳 관현악단은 55명의 중고등학생 소년들로 이뤄져 있다.

이 관현악단은 1979년에 생겼다. 부산 로터리클럽이 악기를 대주고, 10여명의 자원봉사자가 음악 지도를 하고 있다.

소년의 집 관현악단은 그동안 전국 학생 음악대회 최우수상을 비롯해 여러 대회의 상을 휩쓸었다. 여기 출신으로 울산·부산·포항 등의 시립교향악단 단원이 된 연주자도 다섯 명이나 된다.

지난해에는 장영주 바이올린 독주회의 앙코르 무대에 깜짝 출연해 협연함으로써 가슴 뭉클한 감동을 주기도 했다.

이번 무대에서 소년의집 관현악단은 차이코프스키의 교향곡 5번은 연주한다. 바리톤 최현수, 소프라노 안은경, 바이올린 유승구씨가 협연한다.

◇문의: 음악이 있는 마을(02-520-8170), 소년의 집(02-355-3422).

오미환기자

mho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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