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은 위대한 예술작품'우리 조상들은 부모님으로부터 받은 신체를 훼손치말라고 했다. 이런 관념에서 보면, 문신을 새기는 등의 신체조형은 이단적이다.
염색을 둘러싼 세대간 마찰을 본다면 그 대립은 여전한 셈.
‘몸’은 그만큼 논쟁적인 과제를 던진다. ‘마음’과 ‘심장’을 바로 보는 시선은 같은 선상에 있지만, 그 틈은 건널 수 없는 강 사이로 나 있다.
정신과 물체의 접합지점으로서, 몸은 그렇게 인간을 바라보는 꼭지점에 놓여있는 것이다.
최근 몸에 관한 탐구가 새삼 활발히 일어나는 것도, 세기의 전환 속에서 지난 연대의 되새김임과 동시에 인간성에 대한 새로운 길트기 작업이기 때문이다.
백상기념관이 21일부터 28일까지 마련한 기획전 ‘신체의 표정’ 역시 이러한 몸에 대한 탐구, 즉 인간성의 새로운 이해를 시도하려는 전시다.
정경연, 홍성도 홍익대교수, 심정리 위덕대 교수, 장남영 부천대 교수, 김준 씨 등 중견작가 5명이 인간의 몸을 회화나 조각을 통한 설치작품과 비디오 영상작품으로 표현한다. 모두 15점 전시.
다섯명의 작가가 담는 신체의 표정은 자연스러운 욕망과 그 속에 깃든 해학성이다.
‘장갑의 작가’로 불리는 현대 섬유미술가 정경연은 ‘무제 90-A’은 장갑으로 표현된 손의 표정을 통해 인간의 꿈과 환상을 드러낸다.
조각가 홍성도는 누드사진으로 구성된 설치작품을 통해 최근 신체미술의 특징인 그로테스크함이나 비정함 대신 인간적 훈훈함과 풍자로 전환시킨다. (02) 724-2243
송용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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