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드니를 빛낼 한국의 별시드니 올림픽 체조경기장에 한국 체조 사상 처음으로 애국가가 울려퍼질 수 있을까? 그 답은 아마 이주형(28·대구은행)에게 물어봐야 한다.
초등학교때 같은 반 친구가 체육관에서 체조하는 모습에 반해‘봉(棒)위의 인생’을 걷게된 이주형은 올림픽 사상 유력한 체조 첫 금메달 후보로 꼽힌다.
1989년 국가대표에 발탁된 이후 고 3때인 90년 베이징 아시안게임 우승을 시작으로 지난해 톈진 세계선수권대회 금메달까지, 그는 평행봉에서 세계 최고수의 실력을 자랑해 왔다.
하지만 그는 올림픽에선 92년과 96년 연속 메달권 밖에 머물렀던 ‘징크스’를 갖고 있다. 따라서 대표생활 마지막이 될지 모르는 이번에 꿈을 이루지 못할 경우 본인은 물론 한국체조계의 올림픽 첫 금 염원은 언제 이뤄질지 모른다.
그러기에 그의 각오는 남다르다. 이주형은 체조 선수로는 ‘노장’에 속한다. 그러나 기량은 세월을 거슬러 올라가는 듯하다. 모든 종목에 만능인 그는 개인적으로 철봉을 가장 좋아하지만 성적은 평행봉이 훨씬 더 좋다.
상체 힘이 뛰어나 유럽스타일의 기술을 훌륭히 구사하며, 특히 모리스에 기술(두바퀴 회전 후 봉에 걸치기)은 날카롭고 자세가 좋기로 정평이 나 있다.
시드니에서 이주형이 상대해야 할‘맞수’는 러시아의 니꼴라이와 본다렌코, 중국의 리샤오핑 등. 이들은 모두 이주형보다 훨씬 어리지만 전 종목 모두 탁월한 세계적 강호들.
이주형이 이들보다 앞선 것은 평행봉에서 ‘잭나이프’(무릎을 곧게 펴 직각으로 회전하는 기술)연기이다. 이영택 국가대표 감독은 “이주형이 고난도기술에서 앞서기 때문에 착지만 잘하면 금메달은 무난하다”고 자신한다.
4월 말 연습도중 오른쪽 이두박근 일부가 끊어지는 큰 부상으로 체조계를 긴장시켰던 이주형은 다행히도 지금은 80% 정도 회복, 올림픽때까진 최고의 컨디션을 회복할 전망이다.
현재 한국체대에서 박사과정을 밟고 있을 정도로 학구파인 그는 이번 올림픽 금으로 선수생활의 대미를 장식하는 것이 유일한 목표이다.
/글=이준택 기자 nagn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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