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간 화해무드가 조성되고 있는 데 왠 철책선입니까’ ‘만의 하나 공항보안에 문제가 발생하면 누가 책임집니까’내년 3월말 개항하는 인천국제공항 주변 해안가의 방어용 철책선 설치문제를 놓고 논쟁이 가열되고 있다. 국방부는 해안경계와 공항보안 등을 들어 철책선을 설치하겠다는 방침을 굽히지 않고 있는 반면, 인천시와 환경단체들은 ‘시대착오적인 발상’이라며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19일 인천시와 시민단체들에 따르면 국방부는 대규모 관광단지가 들어서는 인천국제공항 인근 용유·무의지구 일대 해안가 47㎞에 철책선을 설치키로 하고, 지난달 인천시에 통보했다. 철책선 설치지역은 공항을 둘러싼 전체 해안 61㎞중 해수욕장과 부두 등을 제외한 대부분 해안이 포함됐다.
이에 대해 인천환경운동연합 등 시민·환경단체들은 강력 반대하고 나섰다. 단체들은 성명을 발표하고 “인천국제공항 개항으로 많은 외국 관광객들이 몰려들게 되는데 철책선을 설치하면 한반도의 냉전상황을 홍보하는 역효과밖에 더 있느냐”고 반박했다.
환경단체들은 최근 ‘철책선설치 반대를 위한 범시민 대책협의회’를 구성, 철책선 설치 백지화를 위한 시민서명운동 등도 벌이기로 했다.
인천시도 지역경제에 불이익을 미친다며 ‘철책선 무용론’을 주장하고 있다. 인천국제공항주변에 조성중인 용유·무의도 국제관광단지(210만평)와 전통민속공예촌 등의 각종 관광개발사업에 큰 차질이 우려된다는 것이다.
시 관계자는 “대규모 해상호텔과 카지노, 대형호텔 등이 들어설 공항주변에 철책선을 친다면 과연 관광객이 찾아들겠느냐”면서 “철책선 설치는 외자유치에도 큰 걸림돌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국방부 관계자는 “인천국제공항은 북에서 40㎞정도 밖에 떨어져 있지 않은 접적지역이고, 공항 등은 주요 기간시설이어서 해안경계 등의 필요성이 크다”면서 “기본방침에는 변함이 없으나 향후 남북관계가 개선되면 설치여부가 검토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송원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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