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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감 DJ '큰정치' 구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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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감 DJ '큰정치' 구상

입력
2000.06.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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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 정상회담후 청와대 고위인사들은 가급적 말을 아끼고 있다. 남북관계 개선에 대한 호언이나 자랑은 별로 나오지 않고 있다. 다만 “차분하게, 그리고 크게 가야 한다”는 얘기는 많다. 이들의 언급에서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의 국정운영 기조가 잘 드러나고 있다.화려한 홍보보다는 내실을 다지고, 정파적 논쟁에서 벗어나 국제적 관점, 민족적 관점에서 국가의 방향을 찾는 데 주력하겠다는 것이다. 김대통령이 전직대통령, 야당 총재 등 각계 인사들을 만나고 미국 일본 등 각국 지도자들과 한반도 문제를 조율하는 데서 ‘큰 그림’을 그리려는 구상이 엿보이고 있다.

이는 경제위기 극복과정의 교훈에서 비롯된 측면이 있다. 정부는 지난해 후반 ‘1년반만의 IMF 체제 극복’을 대대적으로 선전했으나, 국민들은 지나친 자랑에 오히려 거부감을 느꼈다. 청와대가 남북 정상회담후 차분한 자세를 취하는 데는 ‘지나치면 부족함만 못하다’는 판단이 작용했다고 볼 수 있다.

국민들이 정말로 남북화해가 이루어지고 있다고 인식할만한 후속조치들을 내놓고, 의약분업 등 당장의 현안들을 후유증없이 마무리해 자연스럽게 국민들의 평가가 나오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청와대는 조기 당정개편설에 대해서도 차분하게 접근하고 있다. 경제부처가 몰려있는 과천 정부청사나 민주당 주변에서는 당정의 조기개편설이 퍼지고 있다. “남북정상회담이 끝나면 개각이 있을 것으로 예고됐다” “개혁마인드와 추진력을 갖춘 사람들이 전면에 나서야 할 때”라는 말들이 나오고 있다.

구체적으로 후임 하마평까지 떠돌고 있다. 하지만 청와대는 “남북 정상회담의 성과가 큰 지금 내각을 뒤흔들 이유도, 실익도 없다”고 말한다.

청와대의 한 고위관계자는 “당정개편 요인은 있지만 시기는 잘 선택해야 한다”면서 “당분간 남북 정상회담 후속조치, 의약분업, 금융시장 안정 등에 주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관계부처 장관들이 앞으로 어떻게 업무를 수행하느냐에 따라 경질여부가 결정될 것”이라며 “이는 아직 어떤 결정도 내려진 바 없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이영성기자

leey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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