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 승리…포르투갈·프랑스·네덜란드 8강행잉글랜드 VS 독일 잉글랜드가 주장 앨런 시어러의 결승골로 34년만에 ‘독일징크스’를 끊었다.
18일 벨기에 샤를루아에서 열린 유럽축구선수권대회(유로2000) A조 2차전. 나란히 2006년 월드컵 유치를 위해 총력전을 펼치던 잉글랜드와 독일이 맞붙었다. 라이벌전은 장외로까지 번져 샤를루아와 브뤼셀 등에서는 흥분한 두나라 축구팬들이 소동을 벌여 450여명이 체포되기도 했다.
2006년 월드컵유치 대리전으로 치러진 이날 후반 8분 터진 잉글랜드의 결승골은 스타 3총사의 합작품이었다. 데이비드 베캄이 오른쪽 미드필드에서 프리킥한 볼을 마이클 오언이 수비수를 따돌리며 공간을 만들어주자 앨런 시어러가 헤딩슛, 1-0의 승리를 이끌어냈다.
잉글랜드는 1966년 런던월드컵 결승에서 독일에 4-2로 승리한 이후 34년만에 독일전서 ‘V자’를 그렸다.
잉글랜드와 독일은 1패와 1무를 기록, 이날 경기가 8강 진출의 고비였다. 잉글랜드(1승1패)는 남은 루마니아전에서 승리하면 8강에 오르는 반면 지난 대회 우승국 독일(1무1패)은 8강 자력진출이 어렵게 됐다.
한편 13일 잉글랜드에 극적인 역전승(3-2)을 거뒀던 포르투갈은 루마니아에게도 1-0으로 승리, 2승으로 8강행을 확정지었다. 17일 D조 경기서 프랑스는 체코를 2-1, 네덜란드는 덴마크를 3-0으로 꺾고 나란히 8강에 진출했다.
앨런 시어러‘진정한 스타는 결정적인 순간에 강하다.’숙명의 라이벌 독일과의 경기에서 결승골을 잡아낸 잉글랜드의 앨런 시어러(30·뉴캐슬 유나이티드). 그는 후반 8분 데이비드 베캄의 프리킥을 침착하게 헤딩골로 연결했다.
파워, 스피드, 개인기 등 공격 3박자는 물론 근성과 리더십까지 고루 갖춘 시어러는 세계 최정상의 스트라이커이자 잉글랜드의 간판스타. 팀의 주장인 그는 최근 7경기에서 한 골도 넣지 못하는 부진에 빠져 있었다.
그에 대한 기대가 컸던 잉글랜드팬들의 원성은 높아만 갔고 국가대표 사퇴압력까지 받아야 했다. 그러나 독일과의 라이벌전에서 제몫을 해냈다.
녹슬지 않은 골감각을 뽐내며 이름값을 한 것이다. 특히 잉글랜드는 13일 포르투갈에 2-0으로 앞서다가 내리 3골을 허용, 치욕적인 역전패를 당하면서 사기가 급락했다.
이날 승리로 잉글랜드는 자신감 회복과 함께 8강행의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게 됐다. 시어러의 결승골이 더욱 빛나는 건 이 때문이다.
잉글랜드의 케빈 키건감독은 “2002년까지 주장을 맡아달라”고 말하는 등 ‘시어러 주가’는 상한가를 치고 있다.
김정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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