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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TV의 위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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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TV의 위력

입력
2000.06.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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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오전 10시 20분에서 15일 오후 4시 20분까지. 장장 54시간에 걸쳐 TV로 전해진 남북정상회담 생방송은 이제까지 우리가 보아왔던 그 어느 프로그램보다 생생하고 감동적인 것이었다.텔레비전 화면에 비친 김대중 대통령과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굳게 잡은 두 손은 충격이자 감동 그 자체였으며, 시시각각 방송을 통해 보고 들을 수 있었던 북한 김정일 위원장의 생생한 몸짓과 육성은 긴 세월 단절과 반목으로 얼룩진 우리의 역사가 만들어 낸 그의 모습이 일부나마 얼마나 잘못된 것이지 깨닫게 했다.

어디 우리 뿐이랴. 김정일 위원장은 “MBC도 보고 서울 것도 보고 알고 있다”는 말로 TV 방송이 북한 지도자에게 우리의 실상을 알리는 중요한 통로라는 것을 입증해 주었다.

이 모두 방송 사상 최초로 남북한 방송인이 공동으로 남북한 방송기자재를 번갈아 사용하며 연출한 그 어느 드라마보다 더 감동적으로 연출해낸 남북정상회담의 생방송 덕분이었다. 방송이 없었다면 이같은 역사적인 남북정상회담의 실체와 의미를 찾지 못했을 것이다.

남북 간에는 여전히 이념적 대립이 존재한다. 아직 반목과 편견도 있다. 이럴수록 다중에게 엄청난 영향을 미치는 방송교류를 통해 서로를 이해하고 이질감을 극복하는 데는 방송만한 매개체가 없을 것으로 여겨진다. 기술적인 차이, 불신의 벽을 무너뜨리고 성공적으로 남북정상회담 방송을 치루었듯, 남북교류의 물꼬는 방송교류로 터야 하지 않을까. 1972년부터 시작된 동서독의 방송교류가 독일통일의 결정적 역할을 했듯 말이다.

배국남기자

knba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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