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정상이 5개항의 ‘6·15 남북공동선언’에 합의, 서명함으로써 앞으로 남북체육교류는 획기적인 변화가 있을 것이 분명하다.특히 공동선언 2항(양측의 통일방안 공통성 인정)과 5항(사회 문화 체육 보건 환경 등 제반 분야의 협력과 교류)에 따라 올림픽이나 세계선수권 등 각종 대회에 단일팀 구성이 지속적으로 이뤄질 것으로 기대되며 나아가 월드컵분산개최까지 성사될 가능성도 높다.
14일 남북 실무진간의 정당·사회분야 간담회에서 남측은 실현 가능한 모든 현안을 제안했으며 곧 이어 열릴 체육실무접촉서 합의를 도출해 나가게 된다. 남북체육교류에서 가장 중요한 단일팀 문제, 그리고 과거 동서독의 체육교류 문제, 전망 등을 세부적으로 점검해 본다.
/ 편집자주
●시드니 올림픽 동시입장
남북이 가장 빨리 합의할 수 있는 사안이다. 9월 시드니 올림픽 단일팀구성은 종목별 쿼터와 출전자격 등이 이미 확정돼 시기적으로 불가능하다. 개폐회식 동시입장은 절차와 기술적으로 아무 문제가 없어 언제라도 가능하다.
동시입장은 북한이 1972년 뮌헨 하계올림픽에 첫 선을 보인 이후 처음 있는 일이기에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킬 수 있고 상징성도 크다.
이미 사마란치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이 남북정상에게 단일팀 구성을 서면으로 권유한 바 있어 국제적인 분위기도 조성되어 있다.
올림픽 동시입장 가장 먼저 합의가능
경평축구·월드컵 분산개최도 논의
김운용대한체육회장은 이 문제를 제안하면서 남북 양측의 국기대신 올림픽기와 각각의 NOC(국가올림픽위원회)기를 들고 입장하고 국가는 아리랑을 대신 사용하자는 방안을 제시했다. 올림픽 동시입장은 남북체육교류의 시발점이 되는 사안으로 타결될 경우 나머지 현안에도 큰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경평축구(또는 통일축구)부활
상황에 따라 시드니 올림픽 동시입장보다 우선적으로 이뤄질 수 있다. 10월 아시아축구선수권을 위한 단일팀 구성을 위해서는 양팀의 평가전 성격을 갖는, 서울과 평양을 오가는 교환경기가 올림픽전에 성사될 가능성이 높다.
이미 90년 통일축구와 91년 세계청소년 단일팀 구성 때 서울과 평양서 남북 청소년축구경기가 열린 바 있어 노하우도 충분하다. 또 정부는 8·15 광복절에 잠실주경기장서 통일축구를 10년만에 열겠다는 안을 추진하고 있다.
●2002년 월드컵 분산개최
14일 정몽준대한축구협회장이 북측에 2002년 월드컵에 북한팀 참가문제를 재론할 수 있으며 5·1경기장에서 분산개최하자고 제안했지만 현실적으로 해결해야 할 난제가 많다. 분산개최는 국제축구연맹(FIFA) 요건에 맞도록 북측 경기장의 대대적인 개보수가 필요하다.
따라서 경기장 실사와 개보수기간, 비용부담 등의 문제해결이 시급하다. 대회때 관광객의 북한입국과 대회운영 등도 단순하지만은 않다. 그러나 FIFA가 적극 지지의사를 표명하고 있고 남북관계가 무르익는 시점이어서 논의가 급진전될 수 있다.
●기타
김운용회장은 2002년 부산아시안게임 때 북한팀 참가와 단일팀 구성, 백두산에서 성화채화, 탁구 축구 등 일부 종목의 분산개최를 제안했다. 이 역시 남북체육교류의 진전상황에 따라 실현 가능한 문제이다.
이와 함께 지난해 현대의 주도로 열린 통일농구대회를 남북 국가대표팀간 경기로 승격시키는 문제를 비롯, 8월 제주의 동아시아호프스 탁구대회에 북한 꿈나무들의 참가, 12월 서울의 코리아컵 유도대회에 북한참가 등이 실현될 가능성이 있다.
또 남북씨름대회, 남북종단사이클대회, 복싱대회, 개마고원서 고지대합동훈련 등 각 체육단체가 계획하고 있는 교류사업이 활발하게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유승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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