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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대낮 집단성폭행 '충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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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대낮 집단성폭행 '충격'

입력
2000.06.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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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방관아래 수십명 여성 당해지난 11일 미국 뉴욕 센트럴 파크에서 관광객을 포함한 수십명의 여성이 경찰의 방관 아래 백주대낮에 집단 성폭행 당한 것으로 드러나 충격이 일고 있다.

미 뉴욕경찰은 14일 “센트럴파크 남단에서 40여명의 남성들이 길가는 영국 여성에게 물을 뿌린 뒤 옷을 벗기는 등 24명의 여성을 성폭행하거나 금품을 강탈했다”고 밝혔다. 피해 여성중에는 14세의 소녀 및 AP통신의 여기자가 포함돼 있고, 신혼 여행중이던 한 프랑스 여성은 남편 앞에서 폭행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센트럴 파크는 ‘푸에르토리코의 날’행사에 참석한 인파들로 가득했으며 행사 퍼레이드 도중에도 동일한 수법의 성폭행사건 3건이 발생했다.

특히 피해자들이 근처 순찰중이던 경찰에게 도움을 요청했지만 묵살당했다고 주장함에 뉴욕경찰이 발칵 뒤집혔다. 루돌프 줄리아니 뉴욕시장은 이번 사건을 “한마디로 끔찍한 일”이라며 범죄를 방관한 경찰을 반드시 색출해 처벌하겠다며 사태수습에 나섰다.

시당국과 뉴욕경찰은 각각 1만달러와 2,000달러씩의 현상금을 걸고 범인색출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반면 용의자는 단 두명만 검거된데다 범행마저 부인하고 있어 시민들의 충격과 분노는 쉽사리 가라앉을 것 같지 않아 보인다.

이번 사건은 줄리아니 시장의 경력에 심각한 타격을 가할 것으로 보인다. 1993년 취임한 줄리아니 시장은 뉴욕연방검사 출신으로 강력범죄와 조직범죄 소탕에 앞장서 온 인물. 취임하자마자 ‘범죄와의 전쟁’을 선언해 살인사건 발생률을 70%나 줄이는 등 치안강화에 공로를 인정받았고 이를 바탕으로 정계진출을 노려왔다.

그러나 올초 경찰의 비무장 흑인 사살사건으로 그의 ‘강경책’에 대한 비판이 일어났고, 최근 이혼녀와의 탈선행각과 전립선암으로 민주당 힐러리 여사와의 대결이 예상되던 공화당 상원의원 후보를 포기하는 등 잇따른 악재에 시달려왔다.

이번 집단 성폭행사건은 줄리아니시장 출마포기선언 이후 상원의원 선거에서 민주당에게 가뜩이나 밀리고 있는 공화당에게도 불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주훈기자

jun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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