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동물학대방지협 폴 리틀페어 방한“한국에서 보신탕을 금지하자는 것이 아니라 보다 덜 잔인하게 식용견을 도살해주길 바랍니다.”
영국동물학대방지협회(RSPCA)의 아시아 담당 폴 리틀페어(38)씨가 ‘보신탕의 계절’에 앞서 한국을 방문했다. 9일 방한한 리틀페어씨는 닷새동안 머물면서 환경운동연합에서 일반인을 대상으로 동물학대방지에 대해 강의했다.
영국동물학대방지협회는 1824년 만들어진,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동물보호기구. 리틀페어씨의 임무는 아시아 각국을 돌아다니며 보건담당자들에게 동물학대 방지제도의 입법을 설득하고 동물학대방지 프로그램을 소개하는 일이다.
RSPCA의 활동 덕분에 홍콩을 제외하고 동아시아에서는 최초로 타이베이시에서 올 여름부터 동물학대감시관이 활동을 시작하는 등 동물학대방지법이 실효를 거두고 있다. 그는 “5년전부터 RSPCA가 타이베이의 동물보호운동가들과 꾸준히 접촉하고 감시관 교육에 지원을 아끼지 않은 것이 결실을 맺은 셈”이라며“한국에도 사법권을 주고 동물학대를 방지하는 감시관을 만들어야한다”고 주장했다. 이번에 한국을 찾은 이유 역시 동물학대방지에 대한 일반인들의 관심이 적고 동물보호운동가들의 조직력이 약하기 때문이라는 것. 작년 11월말에도 방한해 초중등교사들에게 동물보호운동의 의미를 강연했다.
리틀페어씨의 주장의 핵심은 “동물의 권리를 주장하려는 것이 아니라 동물에 대한 적절한 처우에 관심을 기울이자는 것”. 한국의 보신탕에 대해서도 ‘문화적 차이’를 인정하지만 동물도 생명체로서 존엄한 삶과 죽음을 선택할 수 있도록 지나치게 잔혹한 도살은 지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리틀페어씨는 영국 리츠대에서 중국어를 전공했다. 일본과 중국에서 10여년 간 사업을 했으며 중국에서 열악한 동물원 환경과 잔인한 도축 환경을 목격한 것을 계기로 동물보호활동에 뛰어들었고 현재는 RSPCA의 상근운동가로 1년반 째 활동하고 있다.
이왕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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