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호 20승 보인다.20승 보인다 메이저리거로서의 꿈이자 올 시즌 목표이지만 희망에 그칠 듯 하던 시즌 20승이 보이기 시작했다. 현 추세라면 20승 달성도 가능하다.
이날 애리조나 다이아몬드 백스전까지 14경기에 등판, 8승을 거둔 박찬호는 앞으로 19∼20번 정도의 경기를 남겨두고 있다. 시즌 20승까지 12승을 올려야 하는 박찬호는 최소 6할승부를 해야 한다.
‘여름의 사나이’답게 박찬호는 유독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기 시작하는 7월이후 승률이 대단히 높았다.
13승11패(33경기)를 거둔 지난해의 경우 7월이후7연승을 포함, 9승(18경기)을 올렸다. 15승9패로 최고 성적을 거둔 1998년과 다저스 선발진에 합류한 97년(14승8패) 두 해 모두 7월이후 각각 17, 15경기에 등판, 나란히 5연승을 거두며 9승을 기록했다.
선발투수진에 합류한 97년부터 7월이후에만 5할4푼의 승률을 올려 20승 달성이 결코 쉽지 않은 승부임에는 틀림없다. 하지만 지난 3년을 돌이켜 볼때 거의 이변에 가까운 초반 승수쌓기를 하고 있는 박찬호는 14게임에서 5할7푼의 승률을 올렸고 승리확률은 7월이후 더욱 높아질 전망이다.
무엇보다 위기관리나 피칭요령에 있어서 이제까지 보기 어려웠던 메이저리그 특급투수들이 지닌 면모를 드러내고 있어 20승은 ‘미션 임파서블’로 보이지 않는다.
■투구수 108개…맞춰잡기 성공
“피처(Pitcher)가 아니라 스로어(Thrower)다.”박찬호가 LA 다저스에 처음 입단했을 때 다저스 코치들은 박찬호를 이렇게 평가했다. 잠재력은 크지만 투수로서는 아직 미완의 대기라는 점을 염두에 둔 말이었다.
14일 애리조나전에서 완투승을 따낸 박찬호는 스로어가 아니라 피처로서 역량을 한껏 자랑했다. 이날 박찬호가 던진 투구수는 108개에 불과했다. 예전에는 볼넷을 남발하는 바람에 6, 7회만 돼도 한계투구수인 120개를 넘는 게 다반사였다.
투구수가 적었다는 사실은 그만큼 경기운영능력이 좋아졌다는 반증이다. 또 박찬호는 6회까지 19타자를 상대하면서 삼진을 1개도 기록하지 않는등 9이닝동안 불과 4개의 삼진을 뺏는데 그쳤다. 이는 유인구를 앞세워 타자들을 맞혀잡는 투구를 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4회 1사 1루에서 체인지업으로 상대타자를 병살처리한 능력도 박찬호가 달라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징표다. 종전에는 위기상황에서 빠른 직구로 타자를 압도하려다가 제구력난조로 볼넷을 내주기 일쑤였다.
포수 채드 크루터와 호흡을 맞춰 완투능력을 확실하게 보여줌으로써 박찬호는 최고투수의 잣대인 20승 투수반열에 오를 가능성을 입증했다.
정연석기자 yschung@hk.co.kr 정진황기자 jhchung@hk.co.kr 정원수기자 nobleliar@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