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화는 지속되어야 한다첫째날 두 정상이 두 손을 맞잡은 역사적 장면으로 정상회담은 이미 목적을 달성했다. 더 이상 무슨 말이 필요하겠는가. 마음의 벽을 허물고 반세기 냉전의 벽을 녹이는 해빙의 순간으로 55년만의 첫번째 만남은 충분했다.
사실 남북한은 이미 1972년 남북 공동성명에서 통일의 대원칙에 합의했다. 1991-92년 남북기본합의서를 통해 화해와 불가침, 교류협력의 대강을 이미 마련했다. 많은 협상을 했고 화해협력의 길이 무엇인지 우리는 너무도 잘 알고 있다.
양 정상은 이어 둘째날 정상회담을 통해 실천 가능한 것부터 화해협력의 구체적인 길을 제시했다. 지금 가능한 실천적 조치들은 일단 시행하고 어려운 문제는 후속대화를 통해 해결해 나가야 할 것이다. 화해와 군사적 긴장완화의 큰 틀이 마련되었으며 무엇보다 중요한 이산가족 문제 해결의 가시적 성과를 얻었다.
그리고 철도연결, 투자보장협정, 이중과세 방지협정 등 사회간접자본 건설과 경협의 제도적 장치들이 실질적으로 해결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
역사적 대화는 시작되었다. 화해협력과 공동번영의 새로운 길이 열린 것이다. 이제 대화는 지속되어야 한다. 평화는 소망만으로 이루어질 수 없다. 분단의 세월만큼이나 예기치 못한 변수가 많기 때문이다. 그러나 우리는 만남과 대화가 오해와 불신을 씻고 새로운 협력의 길을 열 수 있음을 이번 정상회담을 통해 확인했다.
정상간 직통전화를 통해 현안문제에 대해 의견을 교환함으로써 오해로 인한 우발적 사태를 방지할 수 있게 될 가능성도 높아졌다. 실사구시의 자세로 실천 가능한 것부터 차근차근 풀어간다면 한반도의 평화와 화해협력의 길도 그만큼 가까워질 것이다.
핵이나 미사일 문제 등 국제적 현안이 있지만 남북한 화해 협력 기류는 이런 문제가 구체적으로 해결될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할 것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새로운 남북관계에 대한 국민적 동의다. 평화정착의 편익이 분단비용보다 훨씬 경제적이라는 지혜가 필요하다. 시작이 반이다. 한반도 평화의 길이 이제 시작되었다.
김연철(金練鐵)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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