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등 동북아 주둔 미군에 대한 지역국들의 반발이 거세져 미국의 군사력 전진배치 전략이 위협받고 있다고 미국의 군사전문 주간지 디펜스 뉴스가 19일자에서 보도했다. 미군은 극동 지역에 유럽과 같은 규모인 10만명의 병력을 배치 중이다.이 잡지는 특히 최근 한국에서 매향리 사격장 오폭사건과 주한미군 지위협정(SOFA) 개정 협상 등을 계기로 주한 미군에 대한 논란이 증폭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국 외교통상부 관계자는 이 잡지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은 마찰은 ‘한국인이 인내심을 잃을 수도 있는’ 수준”이라면서 “미국은 주한 미군에 대한 반발이 확산되지 않도록 신축적인 대응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한국 외교부는 “조만간 재개될 SOFA 개정 협상이 솜씨 있게 다뤄지지 않을 경우 긴장 고조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강조했다고 잡지는 전했다. 때문에 한미 협상 관계자들은 이번 협상에서 미군 기지 환경문제를 비롯한 제반 논란을 취급해야하는 압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와 함께 북한이 현재 진행중인 남북 정상회담에서 주한미군 문제를 집중 거론, 한미 관계를 이간시킬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이 잡지는 덧붙였다. 한국에는 3만7,500명의 미군이 주둔중이다.
주일 미군도 한국보다는 덜하나 오키나와(沖繩) 헬기장 이전, 도쿄(東京) 요코다(橫田) 공군기지 폐쇄 논란 등 심각한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고 잡지는 지적했다.
특히 미·일 상호안보조약에 따라 4만7,000명에 이르는 주일 미군에 매년 50억달러를 지원해온 일본은 재정지원 삭감 문제를 공식 제기했다. 미국은 일본측의 요구가 거세지자 최근 주일미군이 관할하던 오키나와 기지 반경 80㎞ 범위의 항공 관제권을 일본에 반환했다.
미군이 최근 아시아지역에서 환영받은 곳은 항공모함 정박시설을 제공한 싱가포르와 합동군사훈련 등 협조 재개 방침을 표명한 필리핀이 유일하다.
이에따라 군사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미군 감축 논의가 다시 활발하게 일고 있다고 이 잡지는 말했다. 로버트 매닝 미 외교협회의 아시아연구소장은 “10만 병력 유지에 연연하기보다는 필수 능력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면서 “병력 감축을 상쇄시킬 첨단기술을 이용할 수 있다면 주둔 병력 감축을 감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이 협회의 일본 전문가인 마이클 그린은 “미국이 한국이나 일본에 대해 미군 시설 이용 기회를 늘리는 등 긴장 완화 조치를 취하고 기지의 추가 반환과 SOFA 개정에 대한 신축성을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동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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