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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정상회담/北공연 관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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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정상회담/北공연 관람

입력
2000.06.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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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쾌한 '환영곡'에 아리랑도 연주김대중(金大中)대통령은 13일 오후 4시부터 1시간 동안 평양시내 만수대 예술극장에서 북측이 김대통령과 남측 대표단을 위해 준비한 관현악 국악 무용 등의 공연을 관람했다. 북측은 공연전 남측 수행원 전원에게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문화성 명의로 ‘김대중 대통령 내외분과 일행을 위한 예술공연에 초대합니다’라고 적힌 초대장을 보냈다.

이날 공연장에는 남측 수행원과 북측 관계자 등이 500석 규모의 좌석을 가득 메웠으며 김대통령 내외가 김영남(金永南)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의 안내로 경쾌하고 빠른 리듬의 ‘환영곡’ 속에 입장하자 박수로 환영했다.

환한 미소를 머금고 입장한 김대통령은 남북 관람객들의 박수에 손을 들어 화답한 뒤 공연장 앞 쪽 중앙에 마련된 귀빈석에 착석했다.

귀빈석에는 김대통령 우측으로 김영남 상임위원장, 박지원 문화관광장관, 김영대 사회민주당위원장, 고은 민족문학작가회의 상임고문, 안경호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서기국장, 좌측으로는 이희호 여사, 몽양 여운형 선생의 딸 려원구 조국통일민주전선 서기국장, 차범석 대한민국예술원 회장, 강현수 평양시당 책임비서 순으로 앉았다.

북측은 김대통령과 이여사의 좌석에 공연 도중에도 프로그램을 읽을 수 있도록 소형 스탠드를 설치했다.

북측은 이날 공연 종목을 이념성이 적고, 빠르고 경쾌한 리듬의 연주와 무용으로 구성해 환영의 뜻을 나타냈으며, 주로 전통문화에 기초한 공연을 선보여 남북이 공감할 수 있도록 배려한 흔적이 엿보였다.

이날 공연에서는 먼저 관현악(지휘자 김병화)으로 ‘아리랑’, ‘청산벌에 풍년이왔네’등 2곡이 연주됐다. 북측의 한 관계자는 “김병화 지휘자는 1959년 일본에서 귀국한 인물로 북한 최고의 지휘자”라고 소개했다. 공연은 이어 무용 쟁강춤, 물동이 춤, 천안삼거리(독무), 키춤, 장고춤 순으로 이어졌고, 가야금 독주와 병창에 이어 무용 `눈이 내린다' 등 8가지 순서로 진행됐다.

이중 마지막 공연인 무용 ‘눈이 내린다’는 투명막을 이용, 눈이 내리는 장면을 입체적, 사실적으로 묘사해 눈길을 끌었다. 이 무용은 다른 공연과는 달리 항일유격투쟁을 그린 것으로 만주 광야의 휘몰아치는 눈보라를 식민통치로 형상화했다.

공연이 끝난 뒤 김대통령은 모든 출연진이 도열해 있는 무대로 올라가 ‘대한민국 대통령 김대중 내외’라고 적힌 큰 꽃바구니를 전달했으며, 이들과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악수를 한 뒤 퇴장했다. 김대통령의 퇴장 때 남북 관람객들은 박수를 치며 환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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