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방송들은 13일 순안공항에서 이뤄진 김대중(金大中)대통령과 김정일(金正日)국방위원장과의 극적인 상봉순간에도 음악방송 등만 내보내 궁금증을 불러일으키더니 오후 5시부터 약속한 듯 일제히 김대통령의 방북사실을 보도했다.김대통령이 평양에 첫 발을 내디딘지 7시간여 만이다.
라디오 방송인 조선중앙방송과 평양방송은 오후 5시 정규 보도시간대에 “역사적인 평양 상봉과 북남 최고위급 회담을 위해 오늘 남측대표단이 평양에 도착했다”며 “위대한 영도자 김정일동지께서 김대중대통령을 비행장에서 따뜻이 영접했다”고 보도했다.
북한방송들은 “평양의 60여만 시민들이 역사적인 평양 상봉과 북남 최고위급 회담을 위해 오는 김대중 대통령과 그 일행을 동포의 정으로 뜨겁게 환영했다”며“김위원장이 김대통령과 함께 차를 타고 김 대통령 숙소까지 동행했으며 숙소에서 환담하고 김대통령과 기념사진을 찍었다”고 두 사람의 첫 만남을 비교적 세세히 전했다.
이어 조선중앙TV도 오후 7시 특별보도를 통해 김대통령과 김위원장의 상봉을 “역사적인 일”로 평가하며 두정상의 움직임, 평양시민의 환영장면 등을 세세히 보도했다.
특별보도를 진행한 남녀 두명의 아나운서는 “만나면 이렇듯 형제애로 들끓는데 우리는 아직도 단일민족임에도 유일한 분열의 강토에 살고있다”며 “이제는 백두에서 한라까지 하나가 돼 분열의 비극을 끝장내야한다”고 호소했다.
한편 북한이 남측의 TV4사나 CNN 등 주요 외신처럼 두 정상의 상봉을 생중계하지도 않고 저녁뉴스에야 첫 보도한 것과 관련, 정부당국자는 “북한은 경호 등의 문제때문인지 김위원장의 외부행사를 생중계한 적이 없고 보통 1-2일 뒤 보도한다”고 설명했다.
실제 김위원장도 김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왜 이북에서는 TV와 방송에 많이 안나오고 잠잠하느냐고 하는데 (무관심한 줄로 안다면) 천만의 말씀”이라며“신문과 라디오에는 경호때문에 선전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이동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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