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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3 역사에 남을날" "그런 역사 만들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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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3 역사에 남을날" "그런 역사 만들자"

입력
2000.06.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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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중 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백화원 영빈관에서 13일 오전 11시45분부터 12시12분까지 27분동안 첫 남북 정상회담을 가졌다.김대통령은 “김위원장을 비롯해 많은 평양 시민들이 나와 환영해 감개무량하다”며 감사의 뜻을 전했고 김위원장은 “자랑을 앞세우지 않고 섭섭지 않게 해드리겠다”고 화답했다.

김위원장은 손님을 맞는 입장에서 비교적 많은 말을 건넸고 김대통령은 김위원장의 말을 받아 진지하게 남측의 방침 등을 전달했다.

김대중대통령 “(접견실 벽에 걸린 대형그림을 보면서) 무슨 그림들입니까.”

김정일국방위원장 “원래는 춘하추동 그림입니다.” (전금진 아태평화위 참사가 ‘묘향산의 춘하추동을 그린 것입니다’라고 부연 설명)

김위원장 “(김용순 아태평화위원회 위원장을 향해) 용순비서, 김대통령과 자동차를 같이 타고 오느라 수행한 장관들과 인사를 못 나눴어요.

(남측 공식 수행원들을 향해) 평양방문을 환영합니다. 통일부장관은 TV에서 봐서 잘 압니다. (박지원 문화관광부장관을 보고) 남북정상회담 합의때 TV로 많이 봤습니다.

(김용순위원장이 임동원 대통령특별보좌역에게 공식수행원 소개를 부탁했고 임보좌역이 차례로 장관을 소개했다. 그때마다 김위원장은 ‘반갑습니다’고 인사했다)”

김위원장 “날씨가 대단히 좋고 인민들한테는 그저께(11일) 밤에 김대통령의 코스를 대줬습니다. 대통령이 오시면 어떤 코스를 거쳐 백화원 영빈관까지 올지를 알려 줬습니다.

준비관계를 금방 알려줬기 때문에 외신들은 미처 우리가 준비를 못해서 (김대통령을 하루동안) 못오게 했다고 하는 데 사실이 아닙니다. 인민들은 대단히 반가워하고 있습니다. 여러분들이 와서 보고 알겠지만 부족한 게 뭐 있습니까.”

김대통령 “이렇게 많은 분들이 환영나와 놀라고 감사합니다. 평생 북녘땅을 밟지 못할 줄 알았는 데 환영해줘서 감개무량하고 감사합니다. 7천만 민족의 대화를 위해 서울과 평양의 날씨도 화창합니다. 민족적인 경사를 축하하는 것 같습니다. 성공을 예언하는 것 같습니다. 김정일위원장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마중나온 시민들에게 감사드립니다.”

김위원장 “오늘 아침 비행장에 나가기 전에 텔레비전을 봤습니다. 공항을 떠나시는 것을 보고 대구 관제소와 연결하는 것까지 본 뒤에 비행장으로 갔습니다. 아침 (대통령이) 기자회견에서 계란 반숙을 절반만 드시고 떠나셨다고 하셨는데 구경오시는 데 아침식사를 적게 하셨나요.”

김대통령 “평양에 오면 식사를 잘 할 줄 알고 그랬습니다.”(웃음)

김위원장 “자랑을 앞세우지 않고 섭섭지 않게 해드리겠습니다. 외국수반도 환영하는데 동방예의지국 이라는 도덕을 갖고 있습니다. 김대통령의 방북길을 환영 안할 아무 이유가 없습니다. 예절을 지킵니다.

동방예의지국을 자랑하고싶어 인민들이 많이 나왔습니다. 김대통령의 용감한 방북에 대해서 인민들이 용감하게 뛰쳐나왔습니다. 신문과 라디오에는 경호때문에 선전하지 못했습니다.

남쪽에서는 광고를 하면 잘 되는 지 모르지만 우리는 실리만 추구하면 됩니다. 왜 이북에서는 TV와 방송에 많이 안 나오고 잠잠하냐고 하는데 천만의 말씀입니다.

와서 보면 알게 됩니다. 우리가 어떤 마음으로 방북을 지지하고 환영하는지 똑똑히 보여드리겠습니다. 장관들도 김대통령과 동참해 힘든, 두려운, 무서운 길을 오셨습니다. 하지만 공산주의자도 도덕이 있고 우리는 같은 조선민족입니다.”

(김용순 위원장을 향해 “오늘 연도에 얼마나 나왔나”고 물었고 김위원장은 “60만명 가량인 것 같습니다”라고 하자 김위원장은 “나는 40만명정도 되는 것 같던데”라고 언급했음)

김대통령 “나는 처음부터 겁이 없었습니다.(웃음) 김위원장이 공항까지 나온 것에 대해 다시 한 번 감사드립니다. 성심을 갖고 있음을 느꼈습니다. 거리에 그렇게 많은 인파가 나올 줄 몰랐습니다.”

김위원장 “그저께 생방송을 통해 연못동에서 초대소까지 (김대통령의) 행로를 알려 주니까 여자들이 명절때처럼 고운 옷들을 입고 나왔습니다. 6월13일은 역사에 당당하게 기록될 날입니다.”

김대통령 “이제 그런 역사를 만들어 갑시다.”

김위원장 “오후부터는 공식 합의된 일정이 진행됩니다. 이 백화원 영빈관은 주석님께서 생전에 이름을 지어준 것인데 백가지 꽃이 피는 장소라는 뜻입니다.

한번씩 산보삼아 둘러 보십시오. 주석님께서 생존하셨다면(백화원 영빈관까지 오는 승용차 좌석에) 주석님이 앉아 대통령을 영접했을 것입니다. 서거전까지 그게 소원이셨습니다.

(94년에) 김영삼대통령과 회담을 한다고 했을 때 많이 요구를 했다고 합니다. 유엔에까지 자료를 부탁해 가져왔다는 데 그 때 김영삼대통령과 다정다심한 게 있었다면 직통전화 한 통화면 자료를 다 줬을 텐데. 이번에는 좋은 전례를 남겼습니다. 이에 따라 모든 관계를 해결할 것으로 확신합니다.”

김대통령 “동감입니다. 앞으로는 직접 연락해야죠.”

김위원장 “지금 세계가 주목하고 있죠. 김대통령이 왜 방북했는 지, 김위원장은 왜 승낙했는 지에 대한 의문부호입니다. 2박3일동안 대답해 줘야 합니다. 대답을 주는 사업에 김대통령뿐 아니라 장관들도 기여해 주시기를 부탁합니다.”

/평양=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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