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미사일 문제 무게미국은 남북 정상회담에 대해 줄곧 환영과 지지 입장을 밝혀왔다.
미국의 이같은 입장은 빌 클린턴 대통령이 정상회담 성사가 발표된 직후 “대북 포용정책의 성과물”이라며 “미국은 한반도문제가 당사자간의 직접 대화를 통해 해결돼야 한다는 노선을 견지해왔다”고 천명한 대목에서도 드러난다.
미 국무부 리처드 바우처 대변인도 9일 “미국은 정상회담을 강력히 지지하며 이 회담이 한반도 긴장완화 과정의 출발점이기를 희망하고 있다”고 재차 밝혔다.
그러나 이같은 외교적 수사(修辭)와는 달리 미국 일각에서는 내심 경계의 시각이 엄존하고 있는 게 사실이다. 미국의 우려는 정상회담에서 이산가족 재회 등 가시적 성과에 급급한 한국측이 혹시나 미국의 최대현안인 ‘핵과 미사일문제’를 비켜가지나 않을까 하는 점에 집중돼 있다.
아울러 미국측은 정상회담 이후 한국의 대북 경제지원이 본궤도에 오를 경우 대북 협상력이 약화할 것도 걱정하고 있다.
이와관련 미 국무부 고위관계자는 9일 “미국은 그간 식량지원 등을 미끼로 북한의 핵과 미사일개발 의욕을 저지해왔다”며 “그러나 한국의 대북지원이 활발해지면 미국은 북한에 대해 식량지원이라는 지렛대를 상실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이때문에 미국측은 최근 외교경로를 통해 한국측에 “북한에 경제지원을 해주더라도 한번에 다 주지말고 조금씩, 그것도 조건을 달고 주라”고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밖에 미국측은 주한 미군의 위상에 변화를 초래할 어떤 논의도 극력 반대하고 있다.
워싱턴=윤승용특파원
syyoon@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