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턴 큐레이터 10명 전시회“전시 지킴이나 전시 도우미가 아니예요. 우리 힘으로 기획부터 전시까지 모두 해냈습니다.” 1일부터 성곡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는 ‘미술, 그 주술적 힘’의 전시기획자 6명은 전문 전시기획자는 아니다.
대학원에서 미술이론과 예술경영을 공부하는 학생들. 그러니까 미술관 전시 실습을 나온 ‘인턴 큐레이터’들이다.
어느 분야나 그렇듯, ‘인턴’은 미운 오리새끼 취급당하기 쉽상. 학교와 사회 현장의 접점은 국내 현실에선 그처럼 불투명하다.
최근 각광받고 있는 큐레이터 직업의 인턴 과정도 마찬가지다. 학점 따기 위해, 혹은 경험을 쌓기 위해 지원하지만 전화 받거나 전시 안내에 그치는 ‘전시장 지킴이’나, ‘커피, 카피’나 담당하는 잔심부름 역을 넘긴 힘들다.
현장 교육의 제도적 부실함 속에서 이번 전시는 그래서, 더욱 돋보이는 시도다.
20대 중후반의 여섯 인턴 큐레이터들은 1월부터 5개월동안 기획에서부터, 작가선정, 섭외, 도록 작성, 홍보까지 직접 담당하며 전시의 모든 과정을 손수 일궈냈다. 국내에서는 처음 시도된 작업이다.
중앙대 미술관학과 석사과정의 원금옥 등 여섯 인턴들은 “피상적으로 접했던 것을 피부로 직접 깨닫게 됐다”며 “힘든 일도 많았지만, 많은 것을 배운 소중한 경험이었다”고 입을 모았다.
인턴 특유의 열정이 맺은 결실 답게 전시는 젊은 작가들의 톡톡 튀는 작품들로 재기발랄하다.
이은정, 양아치, 이가경 등 10명의 작가가 출품, 미술의 주술성이란 근원적 질문에서 출발해 현대문화 속 주술성을 탐색해 간다.
삶에서 움턴 기원을 담은 주술과 마찬가지로, 미술 행위 역시 삶을 일궈나가는 주술적 힘으로 작용한다는 것이 전시 의도다. 인턴 큐레이트들이 300여명의 일반인들로부터 받은 ‘주술 종이’도 찬찬히 뜯어보면 흥미롭다.
성곡미술관측은 이번 전시가 미술관 현장 교육의 현실화와 활성화에 좋은 모범이 됐으면 좋겠다고 희망했다. 전시는 이달 30일까지. 문의 (02) 737-7650
송용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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