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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異床異夢' 의약분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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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異床異夢' 의약분업

입력
2000.06.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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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약분업을 하긴 하는 겁니까?”, “누구 말이 맞나요?”12일 기자의 E메일을 열어보니 20여통의 편지중 80% 이상이 의약분업 관련 내용이었다. 독자로부터 걸려온 전화의 상당수도 의약분업 건이다. 시행을 앞둔 의약분업의 ‘위력’을 충분히 엿볼 수 있는 부분이다.

하지만 모두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는 느낌이다. 혼란은 당연하다. 의약분업은 시행이 20일도 남지 않았는데도 제대로 추진되고 있는게 하나도 없다. 사사건건 브레이크가 걸리고 있다.

의료계는 의약품을 전면 재분류하고, 지역의보 재정의 50%를 국고로 지원해줄 것을 요구한다. 정부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사안’이라고 거절한다. 의약분업을 이끌고 가야 할 정부와 의료계가 철저히 겉돌고 있는 꼴이다.

‘동상이몽(同床異夢)’이다. 정부와 의료계의 갈등이 지금 대로라면 의료계의 주장처럼 ‘의악(惡)분업’이 벌어질 판이다.

의료계는 으름장을 놓고있다. 10가지 요구사항이 수용되지 않으면 동네의원이 20일부터 집단 폐업키로 했다. 서울대 고려대 등 전국 16개 의대교수들도 가세, 일요일인 11일 똑같은 결의를 했다. 레지던트·수련의 등 전공의들이 ‘형님’의 뜻을 따르기로 했음은 물론이다.

의료계의 주장도, 정부의 입장도 모두 수긍이 간다. 그렇지만 ‘국민건강’을 중심에 둔 의약분업을 대치 상황으로 몰고가서는 안된다. 오랜 의료관행의 변화에 긴장하고있는 국민들을 불안하게 만들 뿐이다. 대립과 갈등의 끝은 뻔하다. 타협이 이뤄지더라도 후유증은 오래간다. 국민들은 대화로 실타래를 푸는 모습을 바란다.

김진각사회부기자

kimj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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