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그룹은 한솔엠닷컴(018)을 인수하지 못한 것인가, 안한 것인가.” 그동안 정보통신 분야에서 공격적인 인수합병에 나섰던 LG그룹이 한솔엠닷컴(018) 인수를 성사시키지 못한데 대해 궁금증이 일고 있다.LG그룹 관계자는 12일 “안한 것과 못한 것의 중간쯤으로 봐야 한다”며 “무리할 생각은 없었다”고 말했다. 그룹 운영에 부담을 줄 정도로 무리한 인수자금을 쓰면서까지 한솔엠닷컴을 인수할 생각은 없었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LG그룹과 한솔엠닷컴 인수협상이 최종 결렬된 지난달초 양자간에 오간 인수가격은 주당 5만원 안팎이었고 이는 인수총액으로 4조원대에 이른다. 한국통신의 한솔엠닷컴 주당 인수가격(3만~4만원 추정)을 기준으로 할 때도 3조원 이상이 소요되기 때문에 LG로서는 부담스러웠다.
게다가 LG텔레콤의 대주주인 브리티스텔레콤(BT)이 합병 시너지 효과와 향후 수익성에 비해 인수비용이 과다하다는 이유로 인수를 꺼린 것도 ‘작전상 후퇴’에 영향을 미쳤다.
한솔엠닷컴을 놓친데 대한 그룹의 아쉬움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실제 LG는 그동안 반도체 빅딜을 전화위복으로 삼아 데이콤을 전격인수한데 이어, 최근 하나로통신 주식매집을 통해 최대주주(우호지분 포함 16.7%)로 부상하는 등 정보통신그룹을 향한 인수합병의 기치를 높여왔다.
재계 관계자는 “한솔엠닷컴 인수를 통해 IMT 2000 사업권 획득을 굳히고, M&A 드라이브를 가속화하려던 LG의 계획에 차질이 빚어진 것은 분명한 사실”이라고 말했다.
한솔엠닷컴 인수 무산에 따라 LG그룹은 정보통신 분야와 관련, 몇개의 카드를 검토하고 있다.
LG텔레콤(019)의 독자생존, 하나로통신 인수를 통한 재도약 기반 마련, 유선 분야의 다크호스인 파워콤 매수 등의 패를 놓고 수를 읽고 있다. 또 LG텔레콤 등에 대한 마케팅 강화로 시장점유율을 확대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
어쨌든 LG그룹은 자의반 타의반으로 한솔엠닷컴 인수 카드를 버림으로써 정보통신 전략을 재수립해야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윤순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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