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은 11일 남북정상회담의 돌연 연기에 약간 당황해 하면서도 “북한이 회담을 더 잘 되게 만들려고 하는 것 아니냐”며 애써 긍정적으로 해석하려 했다.민주당은 북한측이 거론한 ‘기술적 문제’에 대해 궁금함을 나타내면서 회담 성사 자체에 대해서는 “전혀 변함이 없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김옥두(金玉斗) 사무총장은 “북측이 남북 정상의 역사적인 만남을 완벽하고 정성스럽게 준비하려고 하루 미룬 것이지 다른 의미는 없다”면서 “정상회담 일정에 전혀 변화가 없다는 것은 내가 확실하게 말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당직자는 “북한이 남측 언론의 회담 일정 보도에 대해 민감하게 반응한 것으로 안다”면서 “우리 언론이 좀 더 신중해졌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자민련은 “기술적 준비 문제외에 다른 이유가 있는 것 아니냐”며 북한측의 의도에 의구심을 갖는 분위기였다.
김종필(金鍾泌)명예총재는 이날 낮 측근들에게 “정상회담 연기 배경을 알아보라”고 지시했다. 김학원(金學元)대변인은 “충분한 준비 기간과 사전접촉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준비가 미흡하다는 것은 유감이 아닐 수 없다”고 논평했다.
○…한나라당은 남북정상 회담의 급작스런 연기와 관련, “북측은 준비를 위한 기술상 이유를 대고 있지만, 정치·경제적 과실을 더 따내기 위한 의도적 책략 아니겠느냐”고 그 배경을 짚었다.
권철현(權哲賢) 대변인은 “실무진 간에 이면합의가 분명히 있을텐데, 북측 입장에서 미진한 부분이 있는 것으로 추측된다”며 “우리측에선 2차, 3차 회담을 언급하고 있지만 북으로선 추가 회담을 못할 경우를 가상해 최대 이익을 도모하려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권대변인은 또 “어제(10일) 청와대 박준영(朴晙瑩)대변인을 잠시 만났는데, 박대변인이 ‘북쪽에서 언론을 핑계삼아 힘든 제안을 자꾸 해 골치 아프다’며 고충을 토로하더라”고 소개한 뒤 “대통령이 헌법상 적대국가에 들어가는 거대 국사를 진행하면서 이렇게 준비가 소홀할 수 있느냐”고 침을 놓았다.
다른 한편으로 당 일각에선 “천마산 핵 보유 문제 등과 관련한 미국의 거듭되는 압박에 대한 반발이자, 회담에서 핵과 미사일 문제를 의제로 채택하지 않기 위한 술책”이라는 분석도 제기됐다.
한 핵심 당직자는 “일본 산케이(産經)신문의 ‘북한 천마산 핵 보유’ 보도는 미 중앙정보국(CIA)이 넘겨준 정보로 파악되고 있다”며 “북측이 정상회담을 앞두고 핵과 미사일 문제에 대해 쐐기를 박으려는 게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신효섭
hsshin@hk.co.kr
홍희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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