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TV 볼수없고 통제심해…남북정상회담을 계기로 쏟아지고 있는 북한 관련 특집 프로그램은 어떻게 만들어졌나. ‘특별기획 북한의 여성’(KBS), ‘영상기행 평양 2000’(SBS) 등 북한의 생활을 다룬 프로그램들은 대부분 북측의 위성 화면을 편집한 것으로, 아직까지 간접 접근의 한계를 벗지 못했다.
게다가 방송사마저도 해외위성방송과 단파라디오를 제외하고는 조선중앙TV 등 주요 방송을 시청할 수 없게 되어 있다.
또한 북한관련 자료는 특수자료로 취급되어 소정의 절차에 따라 국가정보원장의 승인을 얻어야 한다.
제성호 중앙대 법학과 교수는 7일 방송위원회에서 주최한 ‘남북방송교류 정책수립을 위한 전문가 토론회’에서 “실제로 언론사들이 사전승인을 받지 않고 자료를 자유롭게 사용하는 것이 묵인되긴 하지만 ‘사전승인’규정이 있는 한 문제의 소지는 남아 있다.”고 말했다.
위법소지 없이 북한의 현황을 그대로 전달할 수 있는 방법은 현지제작이지만 아직까지 극히 제한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이번 북한관련 프로그램 중 유일하게 현지촬영으로 제작한 ‘평양사람, 평양생활’(12일 MBC)도 미국에 있는 프로덕션이 제작한 것.
MBC의 경우 1990년 이래 여섯 번의 주민접촉 승인을 받았으나, 방문이 이루어진 것은 97년 단 한 번 뿐이었다.
방북이 허용되더라도 안내원들이 화면을 대신 찍어주는 등 통제가 심했다. ‘김승규의 평양 리포트’(98년 SBS)를 제작한 스포츠아트는 촬영 후 필름을 압수당하기도 했다.
현재 북한 내에서의 취재활동에 관한 보호규정은 거의 전무한 상태. 제 교수는 “독일의 경우처럼 언론·방송 관련 협정이 체결되어 취재활동의 자유를 보장하는 장치가 마련돼야 한다”라고 말했다.
사실 북한의 배우, 촬영장 등은 남측의 기술과 결합하면 엄청난 시너지효과를 낼 수 있는 자원.
방송진흥원 이우승 박사는 “북한의 배우는 ‘평양영화대학’과 ‘배우양성소’를 통해 양질의 교육을 받고 전문적으로 양성된 재원이고, ‘조선예술영화촬영소’는 일본 중국 등의 배경까지 구비한 훌륭한 촬영장”이라고 말했다.
특히 ‘태조 왕건’처럼 북한 지역을 배경으로하는 역사물은 협력제작의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프로그램으로 꼽히고 있다.
양은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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