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린턴도 APEC 참석희망북한 김정일(金正日)국방위원장이 남북정상회담 후 국제무대에 나서게 될 까. 김대중(金大中)대통령과 빌 클린턴 미대통령은 8일 도쿄(東京) 정상회담에서 김위원장의 11월 브루나이 아·태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참석 문제를 거론했다.
클린턴 대통령은 김대통령에게“김위원장이 11월 APEC 정상회의에 올 수 있도록 해보라”면서 “그러면 큰 기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대통령은 3월31일 열린 ‘서울포럼’ 개막식에서도 “북한이 향후 APEC의 초청국 자격으로 실무회의에 참여하는 방안을 회원국이 협의했으면 한다”며 “북한이 정식회원으로 가입하는 날이 왔으면 한다”고 말했다. 김대통령의 서울포럼 발언은 APEC 가입절차에 대한 정확한 이해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
북한이 문서로 참여를 신청해야 하고 회원국 모두가 동의해야 하는데 이런 절차가 몇 개월 내에 진행되기는 어렵다. 북한의 연내 APEC 가입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봐야 한다. 게다가 APEC 정상들은 1997년 캐나다 밴쿠버회의 때 APEC의 효율적인 운영을 위해 향후 10년간은 새 회원 가입을 동결시키기로 결의했다.
따라서 도쿄에서 오간 한미 두 정상의 얘기는 남북 정상회담의 성공으로 북한이 국제 정상회의 무대까지 진출할 수 있는 분위기가 조성됐으면 하는 바람을 담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김위원장이 9월 초 새 천년을 기념해 미국 뉴욕의 유엔본부에서 열리는 유엔 밀레니엄 정상회의에 참석할지도 관심사다. 하지만 외교가의 전반적 관측은 김위원장이 164개국의 국가원수 또는 정부수반과 어깨를 나란히 하기에는 아직 북한의 외교여건이 성숙되지 않았다는 쪽이다.
김승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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