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그룹 사태이후 자금시장의 경색이 해소되지 않고 있는 가운데 전철환(全哲煥)한국은행 총재가 신용경색에 대한 우려를 직접 제기하고 나섰다.전총재는 8일 금융통화위원회가 끝난 뒤 가진 기자회견에서 “일부 신용도가 낮은 대기업들의 경우 만기도래하는 기업어음 및 회사채의 상환자금 마련에 어려움을 겪는 등 현대그룹 사태이후 기업자금 사정이 어려워지는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고 밝혔다. 중앙은행 총재가 자금시장의 신용경색 문제를 직접 언급한 것은 극히 이례적인 일이다.
전총재는 또 “현대그룹 자금사정 악화설로 초래된 금융시장 불안이 점차 진정되고 있으나 기업 및 금융구조조정에 대한 불확실성으로 기업 신용위험에 대한 민감도가 높아졌다”며 “특히 금융기관의 여신태도가 위축되고 있어 직·간접 금융시장에서 신용경색이 재현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전총재는 “금융시장의 안정을 위해서는 기업·금융구조조정의 방향과 내용을 투명하게 제시해 대내외 신뢰도를 제고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한국은행은 콜금리를 현 수준인 5%선에서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김병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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