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약분업 시행이 3주일 앞으로 다가왔으나 너무 준비가 안돼 큰 불편이 예상된다. 병원에서 진찰받고 약을 받는 원 스톱 체제에 익숙해진 국민에게 진찰 따로 약 따로 받는 투 스톱 체제로 바꾸는 의료관행의 대전환이 임박했지만 필요한 약을 즉시 제공받을 수 있는 체제가 갖추어지지 않은 사실이 모의실험에서 드러났다.보건복지부가 7,8일 국립의료원을 대상으로 실시한 테스트 결과 지정된 약국에 필요한 약이 없어 환자를 오래 기다리게 하는 일이 많이 일어났다. 의약품 배송센터에 주문한 약이 배달되는 동안 환자들은 혼잡한 약국안에서 무료한 시간을 보냈다. 금세 구할 수 없는 약 처방을 받은 환자들은 큰 약방을 찾아나서는 불편을 겪었다. “왜 이렇게 불편하게 하느냐”는 볼멘 소리가 곳곳에서 터져 나왔다. 사전에 충분히 준비를 했을 모의 테스트 결과가 이렇다면 새 제도가 일제히 시행될 7월1일 이후의 상황은 뻔하다.
약사들 스스로가 평가하는 의약분업 준비 점수는 100점만점에 33점 정도라고 한다. 환자와의 상담과 대기 공간을 갖춘 약국은 25%에 불과한데, 그나마 의사협회로부터 자주 쓰이는 의약품 리스트를 받지못해 제도시행후 어떤 혼란이 일어날지 두렵다고 실토한다. 서울 중앙병원 삼성의료원 등 전국 70여개 병원은 인근에 약국이 없어 큰 불편이 예상되는데도 아무 대책이 없다.
홍보가 제대로 안돼 불편해도 참고 적응해야 한다는 인식이 부족한 것도 큰 문제다. 무엇보다 의료수가 인상과 처방료·조제료 부담 등으로 비용이 늘어나며 불편한 제도라는 것을 솔직히 알리고, 그러나 의약품 오·남용으로부터 국민건강을 지키기 위해 불가피한 제도라는 것을 중점적으로 홍보할 필요가 있다. 모의실험에서 드러난 문제점들을 해소하고 국민의 지지를 얻는데 남은 기간 혼신의 힘을 기울이지 않으면 새 제도의 정착은 기대하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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