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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진 새 앨범 'It's 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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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진 새 앨범 'It's me'

입력
2000.06.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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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소년 티 벗고 성숙해진… 그건 바로 나가수들에게 ‘대표곡’을 넘어서는 일이란 쉬운 일이 아니다. 김광진에게 ‘마법의 성’은 바로 그런 노래이다.

그는 ‘여우야’ ‘송가’등을 발표했지만 여전히 사람들은 소년같은 감수성의 ‘마법의 성’을 기억할 뿐이다. 그러나 가수는 살아있고, 그만큼 변하고 있다.

김광진이 2년 만에 세번째 솔로음반 ‘It's Me’를 들고 나왔다.

뮤지션으로서의 소망이 더욱 많이 담겨 있는 음악이다. 노래에 전념하고 싶어 증권회사를 그만 둔 지 2년이 됐지만, 그는 4일 증권분석사(CFA) 3차 시험을 치렀다.

노래에 전념할 생각엔 변함이 없지만 “사람 일이란 어찌 될 줄 몰라” 일단 시험을 치렀다.

“세 부류의 사람들에게 편지를 쓰는 심정으로 노래를 만들었다.”음반에 세가지 색깔의 노래가 들어있다는 말의 다른 표현이기도 하다.

‘여기까지가 끝인가 보오 이제 나는 돌아서겠소/ 억지 노력으로 인연을 거슬러 괴롭히지는 않겠소… 기나긴 그대 침묵을 이별로 받아 두겠소… 좋은 사람 만나오 사는 동안 날 잊고 사시오/ 진정 행복하길 바라겠소 이맘만 가져가오’ ‘편지’(작사 허승경·작곡 김광진)는 고답적인 편지투에 그의 소년같은 목소리가 실렸다.

그러나 그의 목소리는 이제 더 이상 ‘마법의 성’에 사는 공주에게 건네는 말투는 아니다. ‘소년 같음’은 때가 묻지 않았음이지 세상을 전혀 모르는 무지의 순수는 아니다.

세상을 힘겨워 하는 그와 동시대의 사람들은 386들에게 보내는 메시지인 ‘Hero’, 실연의 아픔을 노래한 ‘레테의 연가’ 모두 이 세대들에게 어울리는 차분한 발라드.

다른 하나는 선배 뮤지션들에게 보내는 일종의 경의의 표시같은 음악이다.

서정적 전자 기타 사운드로 유도되는 블루스 느낌의 ‘비가’, 리듬감이 살아있으면서도 어딘가 구세대에게 어울리는 듯한 보사노바 풍의 ‘눈이 와요’, 김광진 보컬의 매력이 전면으로 튀어 나오는 ‘수호천사’는 그가 레드 제플린, 게리 무어, 무디 블루스 같은 뮤지션들로 부터 음악적 영감을 받았음을 증명하는 곡들이다. 편안하다.

김광진의 파격은 아무래도 펫샵보이스 스타일의 ‘Hello I'm Mr Smile’, ‘정글 속 세상’같은 곡이다.

어쿠스틱 보다는 전자음에 더 편안함을 느끼는 이들에게 보내는 편지. 그들이 편지를 끝까지 읽을 수 있도록 ‘테크노 무늬’의 편지지에 글을 썼다.

테크노 혹은 힙합 사운드에 랩까지 시도했다. ‘정글 속 세상’은 돈에 미쳐 가는 세상을 풍자한 곡으로 래퍼 Gangtolic의 랩이 돋보인다.

솔로 김광진의 가능성을 차분히 들여다 볼 수 있는 음반이다. 그는 “공부를 많이 하고 치른 시험처럼 느낌이 좋다”고 말한다.

공연은 28-7월 2일 대학로 폴리미디어씨어터(구 라이브극장 2관)에서 열린다.

박은주기자

jupe@hk.co.kr

박은주기자

jup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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