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세종문화회관서한국전쟁 50주년을 맞아 역사학계에서 한국전쟁을 재조명하는 학술심포지엄이 열린다.
한국역사연구회 주최로 10일 세종문화회관 컨퍼런스홀에서 열리는 학술심포지엄의 주제는 ‘한국전쟁의 재인식_분단을 넘어 통일로’. 냉전체제의 이데올로기적 접근에서 벗어나 실사구시의 연구로 한국전쟁의 상처를 극복하려는 시도다.
특히 종래의 전쟁기원론, 전쟁책임론에 대한 집착에서 미국과 구 소련에서 비밀해제된 한국전쟁관련 문서에 기초해 한국전쟁을 다시 본다.
‘소련의 한국전쟁관과 개입과정’을 발표한 러시아 전문가인 기광서 조선대 교수는 구소련 자료에 기초, 한국전쟁기 스탈린의 방어적 태도와 소극적 전쟁개입과정을 분석해 눈길을 끈다.
기교수는 “스탈린은 소련군의 불개입 원칙을 세워 놓았다”며 “1950년 11월 소련 공군이 비밀리 참전한 것은 만주, 나아가 자국 방어적 목적과 성격이 농후했다”고 주장했다.
소련 공군 참전에 대한 소련측 통계 등 새로운 사료 발굴을 통해 그동안 무성했던 추측에서 사실 차원으로 논의를 한단계 진전시켰다는 평가다.
국사편찬위원회 정병준 연구원은 한국전쟁 직전 1949-1950년 시기 38선 충돌의 실상을 구체적으로 복원하면서, 38선 충돌이 남북한 지도부의 정치적 의도와 군사지휘관들의 착오 등이 복합되면서 증폭되어 가는 과정을 집중 분석했다.
당시 개성의 한국군 1사단을 지휘하던 김석원을 빨치산 토벌을 위해 1937년 출동했다가 패배한 일본군 함흥연대 김소좌라고 믿었던 북한 지도부의 착각 등을 밝혔다.
도진순 창원대 교수는 주제발표를 통해 “남북정상회담을 며칠 앞두고 한국전쟁을 거론하는 것 자체가 역설적 현실이지만 한국전쟁의 올바른 매듭이야말로 남북 화해의 역사적 시금석이다”며 “모든 진실을 드러내고 이를 기반으로 화해와 통일로 나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최근 출간된 역사비평 여름호도 한국전쟁을 특집으로 다뤘다. 그동안의 연구가 전쟁기원론, 전쟁 책임론 등 큰 주제에서 치우쳤음을 반성하면서 ‘한국전쟁의 미시적 분석’이란 주제하에 한국전쟁의 구체적 현장을 세밀히 분석했다.
외교안보연구원 서동만 교수는 한국전쟁을 거치면서 김일성이 어떻게 북한정권을 장악하게 되는지 짚었고, 김동춘 성공회대 교수는 서울 시민의 피난 문제를 다뤘다.
제주도 양민학살의 진실을 캐기 위해 싸워왔던 플러스생활복지연구소 이도영 박사는 1950년 8월 20일 제주 모슬포 동남쪽 속칭 ‘솟알오름’에서 일어난 해병대와 경찰에 의한 양민 250명 학살사건을 다뤘다.
인민군 여자 군의관으로 한국전쟁에 참전했던 류춘도씨와의 대담도 실렸다.
송용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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