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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韓·中 무역마찰 대화로 해결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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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韓·中 무역마찰 대화로 해결해야

입력
2000.06.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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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산 마늘에 대한 관세율 인상과 이에 따른 중국의 한국산 휴대폰 및 폴리에틸렌에 대한 수입중단조치로 불거진 양국간 마찰은 대화로 풀어야 한다. 이 문제가 양국간 무역전쟁으로 비화되는 것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런 측면에서 정부가 중국의 수입중단 조치에 대해 대화를 통해 해결하겠다고 밝힌 것은 올바른 방향이라고 본다.한국이 중국산 마늘에 대한 관세를 30%에서 315%로 대폭 올린 것은 충분한 이유가 있다. 중국산 마늘 수입이 최근 몇년간 급격히 늘고 있어 우리 농가의 피해가 크고, 이에 따른 긴급 수입제한 조치는 세계무역기구(WTO) 규정에 합치된 정당한 것이다. 중국의 조치가 합리성이 부족해 보인다는 정부 견해를 지지하는 것은 이런 맥락에서다.

중국측 조치에도 수긍가는 면이 있다. 지난해 중국에 대한 무역수지 흑자는 48억달러가 넘고 있다. 중국산 마늘의 수입액은 898만달러이지만 우리가 중국에 수출한 무선전화기는 4,140만달러, 폴리에틸렌은 4억7,130만달러에 이른다. 중국은 이같은 무역 불균형 현상을 들고 나온 것이다.

이같이 양국의 주장이 각기 일리가 있을 뿐 아니라 양국 관계로 볼 때 무역마찰의 심화는 어느 쪽에도 이익이 되지 않아 협상이 필요하다. 양국 모두 앞으로의 관계를 긴 안목에서 보는 대승적인 자세를 취해야 한다.

이번 마찰에서 보듯 시장 개방에 따라 값 싼 외국산 농산물은 앞으로 계속 물밀듯이 들어올 전망이어서 이에 대한 근본적인 대책이 요구된다. 우리 식품이 몸에 좋다는 신토불이(身土不二)식의 논리나 단순히 애국심에 호소하는 시대는 지나갔다. 국내산 농축산물의 고급화 등 특화나 비축시설 확충 등을 통해 시장개방에 대비하는 것도 한 방안이 될 것이다.

정부의 이번 협상은 앞으로 예상되는 각종 무역마찰의 시금석이 된다는 점에서 좋은 선례를 남기기를 기대한다. 이와 함께 이번 사태가 총선을 앞둔 정치권의 압력과 관련 부처간의 알력 때문에 자초한 부문이 크다는 일부의 지적에 대해서도 확실히 밝혀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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