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金大中)대통령이 평양방문에서 가장 심혈을 기울여 준비하는 대목중 하나는 만찬사이다. 김대통령이 평양에서 북한에 전달 할 공식적이고도 공개적인 메시지는 우선 12일과 13일에 있을 두 차례 만찬에서의 만찬사이기 때문이다.만찬에는 최소 한 차례 김정일(金正日)국방위원장도 참석하는 것으로 돼 있다. 물론 군·당·정의 고위인사등 북한 지도층도 모두 참석한다. 따라서 만찬사에서는 김대통령이 평양방문에서 하고 싶은 얘기가 응축될 것으로 보인다.
만찬사는 김대통령이 사실상 직접 작성하고 있다. 정상회담 추진위가 통일부, 외교부, 청와대등이 올린 만찬사 시안을 종합해 올리면 김대통령이 손질하지만 대부분을 직접 쓰고 있는것으로 알려졌다.
김대통령이 어휘 하나 하나를 고심하면서 수정과 퇴고를 거듭하고 있어 평양 출발직전 확정될 만찬사는 결국 김대통령의 언어로 채워질 것 같다는 게 정부관계자의 전언이다. 만찬사에는 3월9일 베를린 자유대학에서 있은 베를린 선언문 보다도 더 김대통령의 통일구상이 철저히 스며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만찬사의 큰 줄기는 김대통령이 평양을 방문한 이유와 한민족 장래에 대한 충정이 될 것 같다. 한반도 평화와 민족의 화해·협력을 위해 북한 땅을 밟았다는 점과 민족 장래를 위한 분단된 혈육들이 어떠한 노력을 해야하는지에 대한 김대통령 구상이 굵은 기둥이다.
이를 떠받칠 메시지로는 두 정상간의 만남 자체에 큰 의미가 있다는 점 민족단결과 신뢰회복의 당위성 합리성과 현실성을 기초로 합의가 용이한 부분에서부터 민족화해를 실천하자는 구상 해결이 화급한 이산가족문제 등이 예상된다.
아울러 김정일(金正日)국방위원장을 적절하게 예우하는 표현, 좌중의 웃음을 자아내는 김대통령 특유의 애드립 등도 예정돼 있는것으로 보인다.
김대통령은 또 2차례의 만찬사 중 12일 첫 만찬사에 더욱 많은 정성을 쏟고 있다. 김국방위원장과의 1차 정상회담 직후 낭독할 만찬사에서 단일 민족의 형제애가 보다 극명히 드러날 것으로 예상된다.
이영섭기자 young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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