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환경산업을 21세기 전략산업으로 육성한다는 방침을 거듭 밝히고 경제단체도 ‘환경경영헌장’을 선포하고 나섰지만 정작 대기업들은 환경마인드실질적인 잣대가 되는 ‘환경친화기업 지정제도’를 외면하고 있다.환경친화기업이란 제품을 생산할 때 기업이 제품 설계와 원료조달, 생산공정, 사후처리 등 모든 생산과정에 대해 스스로 환경영향을 평가한 뒤 오염물질을 줄이는 계획이나 방법을 세워 정부의 승인을 얻는 제도다.
환경부에 따르면 1995년 이 제도가 도입된 후 현재까지 환경친화사업장으로 지정받은 곳은 모두 103개. 하지만 현대, SK, 한진 등 30대 대기업 중 상당수가 이를 외면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의 경우 35개 계열사 가운데 환경친화기업으로 지정받은 계열사는 현대자동차 아산·울산공장 등 3개에 불과하다. 또 SK그룹은 39개 계열사 가운데 ㈜SK, SK옥시케미칼㈜ 등 2개사만 환경친화기업으로 지정받았고 한진, 롯데, 대우는 한 곳도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반면 과거 페놀사태로 홍역을 치렀던 두산은 16개 계열사 중 전자·맥주 등 69%에 달하는 11개사가 환경친화기업으로 지정을 받아 가장 우수한 ‘그린 그룹’으로 거듭났음을 입증했다. 또 LG는 43개 중 정유·산전 등 23개(53%), 삼성은 45개 계열사 중 전자·코닝 등 18개(40%), 한화는 23개 중 7개(30%)가 환경친화기업으로 지정돼 환경우수그룹으로 꼽혔다. 중소기업 중에는 녹십자, 유한킴벌리, 한독약품, 한국바스프 등이 환경친화기업에 포함됐다.
환경부 관계자는 “오염물질을 다량 쏟아내는 재벌기업들이 환경보전의 가늠자가 되는 환경친화기업 지정을 외면하는 것은 아직도 환경에 대한 인식이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한편 경제5단체는 환경의 날을 맞아 5일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기념식에서 환경경영헌장을 선포하고 청정기술개발과 녹색구매, 환경친화적인 기업경영체계 구축 등 7가지 환경경영원칙을 발표했다.
정정화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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