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EU,통화정책싸고'내부싸움'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EU,통화정책싸고'내부싸움'

입력
2000.06.08 00:00
0 0

다음 달부터 유럽연합(EU) 의장국을 맡게 될 프랑스가 유로 11개국 재무장관들의 모임인 유로평의회(유로 11)를 통해 금융정책의 발언권을 강화할 움직임을 보이자 유럽중앙은행(ECB)이 통화정책에 정치적 외압이 개입할 소지가 있다며 경계의 눈초리를 늦추지 않고 있다.리오넬 조스팽 프랑스 총리는 최근 “미 달러에 대해 지나친 약세를 보이고 있는 유로의 신용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ECB와 유로11의 공동보조가 필요하다”며 “프랑스가 의장국이 되는 7월부터 유로11의 권한을 강화하겠다”고 선언했다. 외환시장에서 하락세를 거듭하고 있는 유로의 안정을 도모하기 위해 통화통합에 참가한 유로 11개국이 직접 시장에 개입하겠다는 것이다.

프랑스는 이를 위해 차차기 유로 의장국을 맡게 될 벨기에와 공동전선을 구축, 유로11이 외환시장에 대해 발언할 수 있도록 하고, 금융시장을 감시하며 , 예산정책을 세울 수 있도록 하는 등 금융정책의 발언력을 강화하는 내용의 개혁안 마련에 착수했다.

유로11은 EU 재무장관회의가 열리기 직전 통화통합국끼리 모여 2시간 정도 의견을 교환하는 비공식 모임으로 2년전에 발족했다. 주로 유로국의 예산 및 재정문제를 논의하지만 통화금융정책은 ECB가 전담하고 있어 정책결정권은 없다. 유로11은 그러나 지난 달 초 유로가 0.9달러 대로 떨어지자 이례적으로 공동성명을 발표, 유로 약세에 우려를 표시하는 등 내부결속을 강화하고 대외활동을 시작했다. 프랑스의 유로11 강화방안이 구체화할 경우 이들의 활동과 발언은 더욱 활발해 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그러나 위상약화를 우려한 ECB측은 물론 통화통합에 참가하지 않은 영국등 유럽 4개국도 이같은 움직임을 견제하고 있다.

빔 다이젠베르흐 ECB총재는 최근 기자회견을 갖고 “중앙은행외에 별도의 경제 기구 창설이나 개혁이 필요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프랑스의 유로 11 강화방안에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정치적 이해관계가 다른 유로 11이 통화정책에 간섭하면 중앙은행의 독립성이 지켜지기 어렵다는 것이 ECB측의 논리다.

각국 정부와 재정당국 ECB가 병립하고 있는 가운데 통화금융정책의 일원화를 이루는 문제는 유로출범전부터의 논란거리였지만 프랑스의 유로11 강화 움직임으로 통화정책의 주도권 문제는 다시 한번 여론의 도마에 오를 전망이다.

/파리

이창민특파원

cmlee@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