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여성특별총회 개막유엔 여성특별총회가 5일 뉴욕 유엔본부에서 개막됐다. ‘여성 2000:21세기 성평등과 개발, 평화’라는 주제로 열린 이번 제23차 유엔특별총회에는 세계 179개국의 정부 및 비정부기구(NGO) 대표 등 1만여명이 참석, 닷새간의 일정으로 진행된다.
이번 회의는 1995년 베이징(北京) 세계여성회의에서 채택된 베이징 선언과 행동강령의 이행사항을 분야별로 평가하고, 향후 전략을 마련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그래서 ‘베이징+5’이라고 불리기도 한다.
코피 아난 유엔 사무총장은 이날 개막연설에서 “남녀평등이 개발의 선행조건이란 점을 인식하는 국가가 늘어나는 것은 큰 진전이지만, 남녀간의 현격한 소득격차와 여성 인신매매 등이 심각한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며 “이를 시정하기 위한 즉각적인 행동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베이징 회의에서 ‘가난한 여성 돕기 기금’을 제안했던 힐러리 클린턴 여사도 참석, “에이즈문제가 여성에게 더 심각한 문제로 부각되고 있다”며 “모든 국가와 NGO, 기업 등이 힘을 합쳐 에이즈퇴치를 위한 국제적 ‘십자군전쟁‘에 나서자”고 촉구했다. 한국 수석대표인 백경남(白京男) 여성특별위원회 위원장은 기조연설을 통해 한국의 여성지위 향상 조치들을 소개하고 베이징 행동강령의 이행을 가속화하기 위한 노력을 약속했다.
그러나 이번에도 베이징 회의 처럼 선·후진국간, 종교간의 이해관계로 당초 게획된 총4장 249항으로 구성된 결과문서의 채택은 쉽지 않을 것으로 관계자들은 보고 있다. 총회에 앞서 이미 수차례 준비회의가 열렸지만 빈곤·교육·건강·폭력 등 12개 행동강령의 각론 부분, 특히 경제 및 종교적으로 민감한 여성의 성적 권리, 성교육, 가족규정 등에 대해서는 의견이 크게 엇갈려 합의를 보지 못했었다.
그래서 매리 로빈슨 유엔인권고등판무관은 “일부 국가들이 (여권신장을 위한)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노력을 기울이는 것을 꺼려하고 있다”며 “이번 회의에서 베이징 행동강령이 후퇴할 수도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권혁범기자
hbkwon@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