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부터 국립현대미술관서우리나라 현대 미술의 시작을 언제부터로 보아야 할까.
‘1958년 앵포르멜 운동(추상표현주의)으로부터 보아야 한다’, ‘앵포르멜 이전 후기 큐비즘 작품도 포함돼야 한다’
여전히 국내 미술 사학자들 사이에서 첨예한 논란거리로 남아있는 현대 미술의 기점(起點). 이를 발전적으로 모색해보는 전시회가 마련된다.
8일부터 7월 27일까지 국립현대미술관에서 열리는 ‘한국현대미술의 시원’전이다.
해방 이후 1950년대부터 1960년대 사이에 이루어진 추상미술을 비롯, 초기 한국 모더니즘 미술의 단면을 보여주는 전시회로 김환기 유영국 남관 이응로 박서보 김창열 등 110명 작가의 작품 200여 점이 한국화 서양화 조각 등 세 장르를 중심으로 펼쳐진다.
열악한 재정과 인력을 갖고 있는 국립현대미술관이 모처럼 발로 뛰어 마련한 전시회로, 비록 추상미술전이기는 하나, 지난 5월 호암갤러리에서 끝난 ‘한국과 서구의 추상미술’의 재탕이라고 가볍게 넘길 수만은 없는 큰 전시회이다.
더구나 호암갤러리가 소장품 위주로 전시를 꾸몄던 데 비해, 국립현대미술관 측의 작품은 80% 이상을 소장자로부터 대여해 왔다는 점에서 앞으로 다시 보기 힘든 작품들이 많이 포함돼 있을 것임을 예상케 한다.
정준모 학예연구실장은 “50-60년대 작품을 이처럼 대규모로 한 자리에 모은 전시회는 처음”이라면서 “남관의 ‘낙조’(1958), 양수아의 ‘작품’(1962), 박항섭의 ‘어족’(1959), 이규상의 ‘컴포지션’(1963) 등 전시작의 3분의 1은 유족으로부터 근 50년 만에 발굴한 진귀한 미공개작”라고 말했다.
50년대 중반 추상미술의 발아 단계에서 60년대 초 중반 뜨거운 추상표현주의 경향이 화단을 풍미했던 시기까지를 기준으로 한 작품들이 망라돼 있다.
특히 당시 권위주의의 대명사였던 국전에 대항, 반국전 세력 결집에 촉진제 구실을 했던 ‘4인전’ 작가들(김충선 문우식 김영환 박서보)의 작품이 44년 만에 한자리에 모아진다.
전시기간(일정 미정)중 한국 현대 미술의 태동 시기를 논의해보는 세미나도 열릴 예정이다. (02)2188-6040
송영주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