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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프트뱅크 일본채권銀 인수 타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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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프트뱅크 일본채권銀 인수 타결

입력
2000.06.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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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계 손 마사요시(孫正義)사장이 이끄는 소프트뱅크의 금융진출 꿈이 우여곡절 끝에 결실을 맺게 됐다.소프트뱅크와 오릭스, 도쿄(東京)해상화재보험 등 3사 연합은 2일 일본채권신용은행(일채은) 양도·인수를 둘러싼 금융재생위원회와의 교섭을 사실상 타결, 빠르면 이번주 기본합의에 이를 전망이다.

앞서 금융재생위원회는 우선교섭 시한인 지난달 31일 시한 연장을 거부, 그동안의 교섭을 백지화했다. 이후 손사장은 금융재생위원회와의 교섭에서 최대 걸림돌이던 손실 충당금 증액 요구를 후퇴시켰다. 금융재생위도 교섭 장기화에 의한 국민 부담을 고려, 적극적으로 이에 응했다.

2월 우선교섭권 부여 이래 양측의 교섭에서는 소프트뱅크 연합이 물려 받는 일채은의 대출채권에서 발생할 2차 손실 처리 문제가 최대 쟁점이었다. 채권의 가치가 20% 이상 하락할 경우 정부가 채권을 장부 가격으로 사들인다는 이른바 ‘하자 담보’ 조항에 대해 소프트뱅크 연합은 불충분하다며 손실 충당금의 확대를 요구해 왔다.

교섭기한을 4월말에서 5월말로 한차례 연기하고도 교섭에 진전이 없자 재생위는 우선교섭권 해제라는 카드를 꺼내 드는 ‘위험한 도박’에 나섰다. 소프트뱅크측이 반발해 포기할 경우 교섭 장기화에 따른 국민 부담이 크게 늘어날 수 있다.

그러나 주가 하락 등의 역풍에 시달려 온 소프트뱅크측은 더 이상 버틸 수가 없었다. 우선 교섭권 백지화와 함께 미국 투자회사 사베라스가 적극적인 교섭 참여 태도를 표명한 것도 소프트뱅크 연합의 양보를 자극했다.

양측은 결국 소프트뱅크 연합이 1,000억엔 이상의 손실 충당금 증액 요구를 철회하고 타업종의 은행업 신규 진출에 대한 지침을 이번 일채은 인수에도 그대로 적용하며 4월 이후 일채은 거래기업의 경영 악화를 자산 평가에 반영한다는 데 합의했다.

미국 리플우드사 등의 일본장기신용은행 인수 조건보다 불리하고 3조엔 이상을 정부가 부담한다는 점에서 국민의 눈길은 차갑다.

그러나 소프트뱅크로서는 은행업 진출길을 확보, 재도약의 발판을 마련한 것으로 평가된다. 결제기능을 갖춤으로써 인터넷 상품·주식 거래 등 기존 인터넷 사업에 가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손사장이 꿈꾸는 궁극적인 ‘인터넷 왕국’의 전체 그림이 분명한 모습을 드러낸 것이다.

도쿄=황영식특파원

yshwa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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