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경영체제 기업에 대한 인센티브를 준다는 이기호(李起浩) 경제수석의 발언은 두가지 차원의 의미를 갖는다.하나는 ‘황제경영’을 대체할 새로운 지배·경영구조 확립을 유도하겠다는 것. 재정경제부 관계자는 “어떤 인센티브를 줄지는 검토해야겠지만 기업들의 경영구조변화를 위해 정부가 도와줄 방안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가장 유력한 인센티브는 여신금리 혜택. 금융당국 관계자는 “같은 조건이라면 지배구조가 투명한 기업이 그렇지 않은 기업보다 조금이라도 낮은 이자율을 적용받는 것은 당연하다”고 말했다. 대주주 간섭이 차단된 전문경영기업은 경영투명성이 높아질 것이고 경영투명성이 높을수록 ‘리스크’는 줄어드는 만큼 싼 금리로 돈을 조달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는 거꾸로 황제경영 기업은 금리상 불이익을 받을 수도 있다는 뜻이어서 오너체제가 유지되고 있는 타 재벌들에 상당한 압박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인센티브’발언이 이런 정책방향 차원을 넘어 현대자동차 정몽구(鄭夢九) 회장을 거냥했다는 해석도 있다. 현대사태는 오너일가의 퇴진결정으로 일단 수습국면에 들어갔음에도 불구, 정 회장의 퇴진거부로 최종 마무리가 지연되고 있는 상황.
한시라도 현대사태를 빨리 종결짓고 싶은 정부로선, 비록 특정오너의 거취를 직접 거론하지는 못해도 ‘전문경영 체제에 대한 확고한 입장’을 밝힘으로써 정 회장에게 경영일선 퇴진의 메시지를 던진 것으로 보인다. 바꿔 말해 ‘정 회장이 물러난다면 기아·현대차에 상당한 금융상 혜택을 줄 수도 있다’는 뜻이라는 해석이다.
이성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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