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리그 최고투수 랜디 존슨(37·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이 흔들린다면 감독의 심정은 어떨까. 계속 맡겨두기도, 그렇다고 무작정 바꾸기도 쉽지 않은 진퇴양난에 빠져들 것이다.하지만 그런 상황에서도 웃고 있을 감독이 있다. ‘키작은 랜디 존슨’ 김병현(21)이 있기 때문에 벅 쇼월트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 감독은 긴장할 필요조차 없다.
1일(한국시간) 피닉스 뱅크원 볼파크. 5회 세인트루이스의 숀 던스턴에게 우전안타를 맞고 1점을 내줬지만 존슨은 고비마다 시속 160㎞에 달하는 불같은 강속구를 앞세워 상대타선을 압도해 나갔다.
7회까지 탈삼진 10개를 곁들이며 1실점, 스코어는 6-1. 승리가 거의 확정된 8회초. 세인트루이스는 반격을 개시했다. 8회 2사후 홈런왕 마크 맥과이어가 좌측펜스를 넘어가는 큼지막한 솔로홈런을 때려냈다. 시즌 21호이자 통산 543호째.
홈팬들은 덕아웃으로 시선을 돌렸다. 쇼월터 감독의 선택은 BK. 상대팀 토미 라루사 감독도 발빠르게 좌타자 비냐로 대응했지만 김병현은 헛 스윙 삼진으로 8회를 끝냈다.
9회에도 김병현의 구위엔 변함이 없었다. 첫 타자 에드몬드도 헛 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운뒤 강타자 래이 랭포드를 1루수 플라이로 잡았다. 드류에게 중전안타를 허용했지만 토마스 하워드를 헛 스윙 삼진으로 잡아 홈팬들의 기립박수를 받아냈다.
팀 3연패를 끊으며 시즌 6세이브째를 올린 김병현의 성적은 2승6세이브2패, 방어율은 1.54에서 1.46까지 낮아졌다. 팀 에이스 존슨의 방어율은 1.41. 24와 3분의 2이닝동안 잡아낸 탈삼진수도 44개에 달해 이닝당 1.78개에 이른다. 존슨과 합작승을 거두기는 지난달 11일 다저스전 이후 두번째다.
정원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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