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초로 예정된 서울시교육감 선거가 과열양상을 보이고 있다.학연, 출신, 지연을 앞세운 선거운동이 횡행하고 사전·관권 선거운동 시비가 빈발하는 등 전혀 교육계답지 않은 이전투구가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이런 양상은 올해부터 교육감을 학교운영위원들이 직접 뽑는 직선제로 바뀌면서 더욱 심해졌다.
지난달 18일 서울교대 강당에서는 동문회 대의원 등 3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특별한 행사가 열렸다. 교육감 출마를 선언한 서울시교육위원회 지용근(池容根) 위원과 이순세(李順世) 위원 등 두 동문을 놓고 후보단일화를 위한 사전 경선이 치러진 것이다. 두 후보는 투표에서 패하면 교육감 선거에 출마하지 않겠다는 각서까지 쓰고 경선에 참가했다. 동문회측은 “동문간의 경쟁을 막기 위해서”라고 했지만 모임에 참석한 한 인사는 “경선장은 이번 만큼은 초등, 서울교대 출신 교육감을 만들어보자는 열기로 뜨거웠다”고 전했다.
서울교대측의 후보단일화 소식이 알려지자 이번에는 중등교원들 사이에 동문회 등을 통해 단일후보를 내고 표를 몰아줘야 하지 않느냐는 여론이 형성되고 있다. 또 출신 지역에 따른 표의 향방을 계산하느라 분주하다.
중등 출신으로는 심광한(沈珖漢) 가락고 교장과 김진성(金鎭晟) 구정고 교장이 이미 출사표를 던졌고 광남고 교장으로 정년퇴임한 정용술(鄭用述)씨도 출마채비를 갖추고 있다. 전직 교장인 C씨의 출마도 유력하다. 김귀년(金貴年) 창문여고 교장은 사학쪽 표를 결집시키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
한편 유인종(劉仁鍾) 현 교육감의 관권선거 공방도 뜨겁다. 최근 열린 서울시교육위원회에서 위원들은 “유 교육감이 재선을 위해 본연의 업무보다 학교를 찾아다니며 선거운동에 여념이 없다”고 비난하기도 했다.
충남(6월말), 전북(7월말), 대전(12월말) 등도 사전·관권 선거운동 시비로 혼탁하기는 마찬가지. 전북의 경우 학교운영위원협의회가 사전선거운동을 했다며 문용주(文庸柱) 교육감을 전주지검에 고발하기까지 했다.
이동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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