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베일에 싸였던 북한의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방중 일정이 구체적으로 밝혀졌다.김위원장이 탄 전용열차는 지난달 28일 신의주에서 압록강 철교를 통과 중_북한 국경을 넘어 중국 랴오닝(遼寧)성의 단둥(丹東)역에 진입, 정차했다.
단둥역 플랫폼에는 중국 공산당 고위간부가 영접을 나와 김정일을 안내했다. 전용열차는 선양(瀋陽)을 거쳐 베이징(北京)역으로 밤을 새워 달려 지난달 29일 오전에 도착, 공식·비공식 수행원들과 역 플랫폼에서 대기중인 외빈 벤츠 10여대에 분승, 20여분간 창안(長安)대로를 질주했으며 오전 11시께 베이징 북서쪽에 위치한 댜오위다이(釣魚台) 6호루에 정차했다.
김위원장은 이날 오후 장쩌민(江澤民) 중국 국가주석을 만나 정상회담을 한차례 갖고 남북정상회담 협력방안과 대북 경제지원 방안 및 상호 협력문제 등을 논의했고 이날 밤 중국측이 마련한 융숭한 연회에도 참석했다.
지난달 30일 오전 江주석과 김위원장은 또 한차례 정상회담을 갖고 소원했던 양국관계 복원 등 우의를 다졌으며 김위원장은 江주석에게 연내 북한을 방문해줄 것을 요청했으며 두사람은 오찬을 하면서 상호 관심사를 논의했다.
김위원장은 또 이날 리펑(李鵬) 전인대 상무위원장과 주룽지(朱鎔基)총리도 접견했다. 특히 김위원장은 이날 오후 중국 최대 컴퓨터 제조업체인 롄샹(聯想·Legend)그룹을 방문하고 중국의 실리콘밸리 중관춘(中關村)을 돌아봐 정보산업에 대한 그의 높은 관심을 표명했다.
북한은 지난달 24일 중국측과 방문일정을 합의, 일정이 너무 촉박해 친밀한 외국원수가 묵는 18호각을 사용하지 못했다. 당시 그곳에는 인도대통령이 묵고 있었다.
지난달 31일 새벽 댜오위다이를 나선 김위원장은 차량편을 이용, 베이징역으로 가 대기중이던 전용열차를 타고 떠났는데 앞에는 5량으로 구성된 경호열차가 출발했으며 전용칸 2량과 객차 6량을 단 별도의 특별열차가 운행됐다. 이 열차는 오후7시 단둥역에 도착, 환송을 받으며 북한으로 진입했다.
베이징=송대수특파원
dssong@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