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정상회담 개최가 10여 일 앞으로 다가옴에 따라 관련 학술 세미나·포럼 등이 봇물을 이루고, 아울러 북한 연구 학자들도 상한가다.고려대, 동국대 북한학과를 비롯해 각 대학 북한 연구진이 지난 달부터 정상회담 관련 세미나를 개최한데 이어 지난달 30일 통일연구원이 ‘남북정상회담의 의의와 전망’을 주제로 학술대회를 가졌다. 아울러 지난달 23일 민예총이 ‘남북정상회담과 남북문화예술교류’ 포럼을 개최하는 등 시민사회단체들도 잇달아 토론회·포럼 등을 열고 있다.
이런 물결 속에서 경남대 극동문제 연구소는 23일 서울 프라자호텔에서 ‘인터넷과 북한’이란 주제로 심포지움을 개최한다. 북한의 정보통신 현황과 정책, 북한 및 북한 관련 인터넷 사이트의 현황을 살핀 다음, 인터넷을 통한 한민족공동체 건설 방안을 모색한다. 또한 인터넷 비즈니스를 통해 남북경제협력의 모델을 찾는다는 점에서 인터넷 관련 기업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윤대규 극동문제연구소 부소장, 김연각 서원대 교수 등 북한 연구 학자들과 권오홍 SYSSGEN 사장, 유세형 조선인터넷 사장 등 벤처기업가들이 한 자리에 모여 토론을 벌인다.
극동문제연구소는 아울러 지난달 26일부터 사이버 북한 강좌(campus.hanaro.com)를 개설해 강의중이다. 현재 진행중인 ‘북한법과 남북경협’ 강좌에 이어 7월에는 ‘세게화 시대 남북통합’ ‘인터넷과 북한’ 등의 강좌도 열 예정이다.
국제 평화·인권·난민 지원센터인 사단법인 ‘좋은 벗들’은 2일부터 매주 금요일 오전 7시 정토회관에서 제2기 통일마당 ‘남북정상회담과 한국의 통일 논의’를 개최한다. 올 3월 시작한 이 통일강좌는 3개월 단위로 진행되면서 2002년까지 추진할 계획. 1,000일 통일강좌인 셈. 불교계 단체로서 통일에 대한 염원을 담은 것이다. 이번 강좌에서는 서주석 국방연구원 연구원, 이종석 세종연구소 연구원, 권혁범 대전대 교수 등 소장 북한학자들이 강의한다.
북한 관련 세미나가 쏟아질 뿐 아니라, 북한 관련 TV토론·언론기고·정책 자문·강연 등도 이어짐에 따라 북한 연구 학자들도 몸이 열개라도 모자랄 지경이다. ‘좋은 벗들’의 한 관계자는 “냉전체제에서 비롯된 친북·반북 연구자들은 많지만, 학문적 객관성을 갖추면서 지명도를 가진 학자는 열 손가락으로 꼽을 정도”라며 “섭외하는 데 애를 많이 먹었다”고 말했다.
한 소장 북한연구자는 각종 자문과 원고 청탁으로 전화받을 시간조차 없다고 혀를 내두르면서 “90년대 들어 북한에 대한 객관적이고 실증적인 연구 풍토가 많이 정착됐지만, 여전히 동향 위주의 연구에 머무르는 측면이 강하다”며 “이번 기회를 보다 깊이있는 북한학 연구로 도약하는 계기로 삼아야 할 것이다”고 말했다.
송용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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