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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만하다… 日도쿄대 '대추락' 수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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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만하다… 日도쿄대 '대추락' 수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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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06.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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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대(東京大)가 ‘추락’하고 있다.최근의 몇몇 지표를 보면 이런 진단은 전혀 과장이 아니다. 작년말 일본 아사히신문이 출간한 ‘2000년판 대학종합평가’ 순위를 보면 대학생들이 “후배나 동생에게 추천하고 싶은 대학”으로 도쿄대는 무려 21위를 기록했다.

1999년도 대기업 인사담당자들의 도쿄대 출신 직원에 대한 평가는 게이오대나 와세다대에 훨씬 못미치는 14위로 나타났다.

1877년 개교 이후 일본 정·관·재계의 지도급 인사들을 대거 배출해온 ‘천하의 도다이(東大)’로서는 치욕이 아닐 수 없다.

도쿄대의 침몰이 관심을 끄는 이유는 우리 사회에서는 서울대를 필두로 한 세칭 ‘일류대’의 몰락을 걱정하는 소리는커녕 몰락중인지 부상중인지에 대한 진단조차 나오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도쿄대의 몰락을 걱정하는 소리는 대학 내부에서도 나왔다.

작년 10월 도쿄대가 펴낸 자체보고서를 보면 문제의 심각성을 알 수 있다. 이 보고서는 “학생의 학습의욕은 곤두박질치고 새로운 교수법은 시도되지 않고 있으며 각종 기초시설은 망가지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지은지 30년이 넘어 일본의 건축기준으로 볼 때 바로 헐고 다시 지어야 할 정도인 건물도 상당수라는 얘기다. 보고서는 특히 소프트웨어 차원에서 강의당 학생수를 줄이고 젊은 교수와 연구원을 좀더 많이 유치해야 한다고 촉구하고 있다.

도쿄대의 몰락은 사립대들이 개혁과 발전을 위해 온갖 아이디어를 짜내며 치고올라오는 상황이어서 상대적으로 두드러져 보인다. 도쿄대 등 국립대는 일본인들 사이에서조차 “입시준비로 정신없는 고교 3년과 끔찍한 직장생활 사이에 누리는 4년간의 휴가기간”이라는 빈정거림을 듣곤 한다.

게이오대 경제학과 토세 노부유키 교수는 “영향력과 탁월성 면에서 도쿄대는 점점 약해지고 있다”고 진단한다. 도쿄대 교수를 지낸 대학재정센터 아다노 이쿠오씨도 “혁신적인 벤처기업들이 치고올라오는데 도쿄대는 거기에 적응하지 못하고 있다”며 “일본의 경제, 재정, 정치체제의 문제점을 비판하는 것은 바로 도쿄대 출신들을 비판하는 것”이라고까지 진단한다.

정보기술의 발달과 노동시장의 유연성 증대로 세상은 이제 그저 그런 체제순응형 우수생이 아니라 역동적이고 창의적인 인재를 요구하고 있는데 도쿄대는 이런 요구에 전혀 부응하지 못하고 있다는 얘기다.

물론 도쿄대가 모든 부문에서 ‘죽을 쑤고’ 있는 것은 아니다. 최근 몇년동안 과학분야를 강화해왔고 국제적인 명성을 얻은 부분도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도쿄대를 대표해온 법학부와 인문학부는 1등 자리를 내놓은 지 오래다. 세계의 대학들이 어디로 가는지도 모른 채 ‘신림동에서만 제일 좋은 대학’ ‘안암동에서 가장 좋은 대학’ ‘신촌에서는 제일 괜찮다는 대학’으로 안주하고 있는 우리나라 대학들로서는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할 사례가 아닐 수 없다.

이광일기자

kilee@hk.co.kr

일본의 대학들이 변신을 꾀하고 있다.

우리와 비슷한 고질적인 입시경쟁과 서열화의 구태에서 벗어난 일본 대학들의 화두는 이제 ‘경쟁과 다양화, 전문화’이다. 전문가들은 “미국이나 유럽은 커녕 일본에도 한참 뒤진 우리 대학으로서는 일본 대학의 변화상은 상당한 참고가 된다”고 입을 모은다. 도쿄대의 추락이 운위되는 한편으로 사립대를 중심으로 추진중인 대학 개혁을 소개한 일본 시사월간 ‘Look Japan’(일본 보기) 5월호 커버스토리는 이런 점에서 주목을 끈다.

◆천편일률적 강의는 노

학생들의 다양한 학문적 요구에 대응, 독자적 색깔과 특성을 지닌 교과개발에 사활을 걸고 있다. 어학과 컴퓨터, 신기술 관련 과목의 잇따른 개설이 이를 반영한다. 리츠메이칸대는 경제·경영학, 과학·공학이 통합된 ‘인문학과 과학의 교차학문’을 개척, 주목을 받고 있다.

◆대학원은 대학의 중심

대학원은 더 이상 부속기관이 아닌 대학의 핵심이다. 대학원에 진학하는 대졸자가 1991년 전체의 6.7%에서 99년에는 10.1%로 급증했다. 대학원의 기능도 연구인력 양성에서 직업훈련 강화로 전환되고 있다. 쓰쿠바대와 아오야먀 가쿠인대, 호세이대, 와세다대 등은 각 분야 직장인에게 전문지식을 제공하는 야간대학원을 선보였고 히토츠바시대와 교토대는 금융과 법률 실무, 공중보건 분야 특수대학원을 개설,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연구개발력을 키워라

일본 대학들은 미국 대학의 연구실적을 베끼는 ‘따라잡기(Catch-up) 모델’이 한계에 달했다고 보고 정보통신과 생명공학, 기초과학 분야에서 독자적 연구개발력 키우기에 피나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각 대학은 교수의 산업체 연구원 파견과 기업 연구원의 교수 임용 방안을 검토중이며 정부도 2001년까지 문부성과 과학기술국을 통합한 새로운 과학기술협의회를 발족, 거액의 연구자금을 지원할 계획이다. 아리마 아키토 전 문부성 장관은 “해외 교수와 학자를 적극 영입, 10년내에 외국인 교수 비율을 10%까지 늘려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외국유학생을 유치하라

외국유학생 유치와 교환학생 활성화 등 대학의 국제화도 장기 플랜. 전체 학생의 절반이 외국인인 리츠메이칸 아시아태평양대학은 모든 강의를 일어와 영어로 진행한다.

◆정보화로 앞서간다

인공위성을 통해 전국 대학을 동시에 연결, 강의하는 ‘공간협력시스템’에 116개 대학과 교육기관이 참가, 대학 정보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배성규기자

vega@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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