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亞필름 펀드'만들어 제작지원“아시아 문화로 세계를 깨끗이 정화하고 싶다” 지난달 26일 홍콩에서 만난 성룡은 여전히 액션스타로 성가를 날리고 있지만, 그 한편에서는 아시아 영화산업의 제작자로서 빠르게 자기 입지를 굳히고 있었다.
현재 시나리오 단계에 있는 허진호 감독의 ‘봄날에 간다’를 제작지원하는 ‘아시아 필름 펀드’의 회장이 성룡이다. 한국 일본 홍콩 등 아시아 영화제작자들이 최근 모여 만든 이 펀드는 첫 투자대상으로 허진호 감독의 영화에 투자키로 하고, 앞으로도 진가신 진덕삼 등 주목받는 아시아 감독의 영화에 계속 제작지원할 계획이다.
성룡은 “미국문화의 포위 속에서 아시아영화가 살아남기 위해서라도 아시아 사람들이 함께 모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재 그는 홍콩 내에서도 홍콩 아티스트, 감독, 촬영, 편집, 조명, 스턴트맨 등 각종 협회의 회장직을 도맡고 있다. 또 현재 국내 개봉 대기 중인 ‘젠 엑스 캅’과 속편인 ‘젠 와이 캅’ 등에선 제작자로서 나서 홍콩 신진감독을 지원하는 등 홍콩 영화산업의 버팀목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있다. 성룡 자체가 하나의 홍콩 영화산업이 된 것이다.
아울러, 그의 헐리우드 진출도 탄탄대로다. 디즈니가 제작·배급, 톤 다이 감독에 그가 주연한 ‘상하이 눈’은 지난달 26일 미국에서 개봉돼 첫주 박스오피스 3위에 올랐다. ‘상하이 눈’은 서부로 간 중국 권법자의 모험이야기다. 1881년 뻬이뻬이 공주(루시 리우)가 미국 서부로 납치되자, 황제 근위대의 무사 장 웨인(성룡)이 공주 구출의 임무를 띠고 황량한 서부로 떠난다.
그 곳에서 현상범 로이(오웬 윌슨)와 함께 온갖 모험을 펼쳐 결국 공주를 구출한다는 내용. 성룡이 직접 쓴 시나리오 초안 위에 알프레드 고흐 등이 서부영화의 색채를 입혔다. 성룡은 “헐리우드 영화에서 동양인들은 대부분 악당, 창녀, 술꾼 등으로 등장하기 일쑤다. 그런 편견을 씻고 싶었다”며 “1998년 개봉된 ‘러시아워’ 성공 후 헐리우드에서의 작업이 한결 쉬워졌다. 나의 의도가 대부분 받아들여졌다”고 말했다.
‘상하이 눈’은 성룡 특유의 코믹하고 발랄한 액션이 또다시 발휘된 작품이다. 새로운 액션 스타일을 만들어 보고 싶지 않냐는 질문에 그는 “액션은 좋아하지만 폭력은 싫다. 액션에 유머가 빠지면 폭력이 된다”고 말했다. 국내에선 8월 5일 개봉예정.
송용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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