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름계가 IMF 사태의 충격에서 벗어나 제자리를 찾아가고 있습니다. 경기인 출신인 엄삼탁총재가 연임되었고 씨름판에 활기를 불어 넣겠다고 약속해 기대가 큽니다.”지난달 하동장사대회 단체전에서 창단 80일만에 극적인 우승을 차지한 신창건설 씨름단의 김영수(39)단장은 “씨름의 발전을 위해서는 씨름인들의 화합이 우선돼야 한다”며 “중소기업으로 팀을 운영하는데 어려움이 많지만 회사와 선수단이 의욕이 넘치는 만큼 주위에서 분위기 조성에 힘써야 할 때다”라고 말했다.
김단장이 씨름과 인연을 맺게된데는 형인 김진구(46)회장 때문. 아마추어 씨름인으로 LG투자증권 이준희감독의 한영고 선배인 김회장은 체육대회만 열리면 샅바를 메고 모래판에 나섰고 한때 LG 씨름단을 후원하기도 했다. 지난해에는 삼익이 해체되자 동생 김영수사장을 설득해 팀을 창단했다.
김단장은 “이왕 팀을 꾸려나가는데 현대, LG에 뒤지기 싫다”며 “1주일에 2-3회 정도 선수단과 함께 식사를 하면서 애로사항을 해결해 주려고 노력한다.
선수들이 맏형처럼 따르는데다 사기가 높고 훈련도 열심히 하고 있다”고 대견해했다. 이같은 분위기 속에 무명들이 대부분인 신창건설은 하동대회서 현대, LG를 잇따라 격파하고 창단 80일만에 우승하는 쾌거를 이뤘다.
더구나 현대와 LG의 양강구도를 깨고 다른 팀이 단체전을 석권한 것은 무려 5년만이어서 모래판에 신선한 돌풍을 일으켰다.
독실한 기독교 신자인 김영수단장은 “성적도 중요하지만 먼저 인격과 품위를 갖춘 스포츠맨으로 존경받는 사람이 되라고 선수들에게 주문하고 있다”며 “민속경기인 씨름이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씨름단의 적극적인 투자 외에도 전용경기장 건립 등 정부차원의 지원과 연맹의 노력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말했다.
장래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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