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기억처럼 다가오는 삶의 모습들● 구 동독출신 레셀교수촬영 50년후반 북한사진 첫공개
한국전쟁 직후인 1950년대 후반 북한 곳곳의 생활상을 담은 희귀 사진이 국내 처음으로 공개됐다.
구 동독의 바이마르 건축전문대 부교수였던 에리히 레셀(1919-75)이 동독 공산당의 명령으로 1956년 12월 6일부터 만 1년 동안 함흥과 흥남의 도시계획팀장으로 일하면서 북한 사람들과 생활상을 3,500여 장의 칼러·흑백 사진에 담은 것이다.
서강대 사학과 백승종 교수가 1998년 독일 튀빙엔대 한국학과 교수로 재직 중 레셀의 아들로부터 입수해 250장을 추려 최근 ‘동독 도편수 레셀의 북한 추억’(효형출판 발행)이라는 제목으로 사진첩을 냈다.
1957년은 북한에서 국영화 사업과 함께 인민경제복구 3개년 계획(54-56년)이 막 끝나 본격적인 계획경제가 자리잡기 시작할 무렵. 특히 함경남도 함흥과 흥남, 신포 등은 도시 재건사업이 가장 활발했던 신도시로 이름을 날렸다.
레셀의 사진에는 당시 과도기적인 사회분위기와 함께 아직 배급경제가 자리잡지 못한 시골 장터, 미군의 공습으로 폐허가 된 평양 시내 모습 등이 생생하게 실려있다.
▥ 사진설명
(왼쪽) 장끼잡은 레셀- 눈밭에서 장끼를 잡은 레셀. 그는 동독으로 귀국 후 15개월 지나 서독으로 망명했다.
(오른쪽) 전통장터- 고추 파는 아낙네들. 사회주의 계획경제가 본격화한 1957년에도 전통적인 장터는 있었다. 김장에 필요한 빨간 고추며, 지붕 위에서 따낸 박 등이 보인다.
김관명기자
kimkwm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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